‘이용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당초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의 부족한 수사경험과 “특검의 할아버지가 온다 해도 나오는 게 없을 것”이라는 대검의 장담을 이유로 특검수사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었다.
그러나 1차 수사기간(60일)의 반환점을 채 돌기도 전 특검팀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사실들을잇따라 밝혀내면서 “뭐가 나오는게 아니냐”는 기대섞인 목소리가 늘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11일 수사착수 이후 G&G구조조정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와 정간산업개발 대표 여운환(呂運桓)씨의 금융비리와 정ㆍ관계 로비여부 등 두 가지 의혹사항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금융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한 특검팀은 이씨와 여씨를 비롯, 사건 관련자 11명에 대한 전면적인 계좌추적 과정에서 한국기술거래소 대표 이기주(李基炷)씨가 이용호씨의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CB)발행과정에서1,000만원을 받고 로비를 벌였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이씨를 구속했다.
삼애인더스 해외 CB는 이용호씨가 보물선 인양사업이라는 호재를 이용, 25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챙긴종목으로 정ㆍ관계 인사에 대한 로비용 펀드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에서는 이용호씨와 도피 중인 D금고 실소유주 김영준씨를 제외한 제3의 인물 개입사실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기주씨의 구속은 특검팀이 검찰과는 다른 시각에서 이용호씨의 금융비리를 재해석하고 있음을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또 해외 CB수사의 연장선상에서 정건용(鄭健溶) 산업은행 총재를 수사선상에 올렸고 이용호씨와자금을 주고 받았던 한국전자복권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특히 특검팀은 한국전자복권 전 대표 김모(해외 도피)씨가 아태재단 상임이사와 이씨를 연결해줬다는 의혹까지도 수사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앞으로 특검팀은 해외 CB수사와 함께 이용호씨의 사업확장과정에 도움을 준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이미 이씨에게 보물선 인양사업을 소개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예금보험공사 전무와 이씨로부터 스카우트비 등의 명목으로 6,666만원을 받은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에 대해 검찰과는 별도의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 두 사람 역시 의혹만 있었을 뿐 검찰수사에서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특검 주변 인사는 “차 특검이 이 달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혀기존 수사를 뒤집는 결실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