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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 2002] (2)김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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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 2002] (2)김병지

입력
2002.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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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월27일 홍콩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 전반 종료휘슬이 울리기 직전 골키퍼 김병지(32ㆍ포항 스틸러스)는 돌연 볼을 몰고 페널티지역을 벗어났다.단번에 공격진에게 볼을 연결해 주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행위였지만 볼을 빼앗기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막 한국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거스 히딩크 감독의 안색은 싸늘하게 식었다. 그리고 10개월. 국내 최고의 골키퍼 김병지에게는 인고의 시간이었다.

김병지는 지난 해 말이 돼서야 ‘해금’됐다. 지난 달 9일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다시 한국의 수문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김병지는 시련기를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는 “실수를 잣대로 대표선수를 선발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컨페더레이션스컵 등 큰 무대에서 뛰지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자신감을 갖고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비교를 허락하지않는 한국 부동의 골키퍼였던 김병지(A매치 54경기 출전, 67실점)는 이제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을 헤쳐나가야 한다. 그런데 그의 ‘경쟁관’이 독특하다.

“남들과 비교하는 건 아마추어리즘이다. 나 자신을 이기는게 바로 프로정신이기 때문에 나는 누구와 경쟁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내 스스로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만 몰두한다.”

1992년 연봉 960만원짜리 선수로 프로에 데뷔, 어느덧 1년 연봉이 2억5,000만원에 달하는 초특급 스타로 성장했다.

그가 선수생활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꼽은 건 98년 10월24일 당시 울산 현대 골키퍼로 결승 헤딩골을성공시킨 순간이다. 월드컵에서도 ‘골 넣는 GK’에 도전해 볼 뜻이 있냐는 물음에 대해 그는 “히딩크 감독이 원치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병지는 147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서 국민에게 세 가지 선물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월드컵 첫 승, 16강, 그리고 8강 진출까지…. 김병지는 두 가지 다짐을 했다. 첫번째는 “김병지라는 이름을 들으면 ‘역시’라는말이 나올 정도로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월드컵에서멋진 경기를 펼쳐 아들 태백이에게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겠다”는 게 또 한가지.

다른 베테랑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2002 월드컵은 김병지에게도 마지막 ‘꿈의무대’가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바로 은퇴를 할 계획은 추호도 없다. 김병지는 “월드컵이 끝난 다음에는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프로경기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확고부동한 목표는 프로 500경기출전. 지난 해까지 김병지는 248경기(264실점)를 소화했다. 앞으로 그의 목표까지 7~8년 정도가 걸린다. 이번 월드컵은 그에게 마지막인 동시에새로운 도전을 향한 출발의 의미를 지닌 무대이다.

■전문가 조언(김현태 국가대표 골키퍼코치)

=김병지는 자기 관리가 뛰어나고 성실하다. 스타급 선수가 빠지기 쉬운 함정인 거만함도 찾아볼 수 없다. 골키퍼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풍부한 경험과 원숙미도 갖췄다.

다만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잦은 부상도 그때문에 생긴다. 평상심과 자제력도 승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GK 김병지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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