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스탄과 이즈'/죠제프베디에 지음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전에 중세 음유시인들의 ‘트리스탄과 이즈’가 있었다.
금지된 사랑, 그 정념의 불길에 치명상을 입고 몸부림치다 죽음에 이르는 비극적 사랑의 이야기다.
사랑의 성전에 불멸의 이름으로 새겨진 두 연인의 이야기는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로 잘 알려져 있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토마스, 베룰, 아일하르트, 고트프리트 등 여러 중세 시인들의 노래로 전해 내려오는 이 켈트족의 전설을 프랑스 언어학자 겸 문학사가 죠제프 베디에가 현대 프랑스어로 재구성했다.
서양 중세 고전 ‘여우이야기’를 번역해 소개한 불문학자 이형식(서울대 교수)이 옮겼다.
용감하고 잘 생긴 기사 트리스탄이 백부인 코온월 군주 마크왕의 신부가 될 아일랜드 공주 이즈를 데리고 돌아오는 배 위에서 비극이 시작된다.
시녀의 실수로 신랑 신부가 마실 사랑의 미약을 마신 두 사람은 불꽃 같은 사랑에 빠진다.
밀회가 발각되면서 도망쳤다가 3년 뒤 왕과 화해하고 궁정으로 돌아오지만 트리스탄은 추방된다.
이즈를 못잊는 트리스탄은 브르타뉴 공주 ‘흰 손의 이즈’와 결혼하지만, 이별의 슬픔에 병이 들어 안타깝게 연인을 기다리다 숨진다.
뒤늦게 도착한 이즈는 트리스탄의 죽음에 절망한 나머지 곁에서 죽고 만다.
간절하되 고요하게, 섬세하고 다감하게 엮어진 이 이야기는 고상한 향기를 품고있다. 중세 시인 토마스는 ‘트리스탄과 이즈’ 전설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부디 모든 연인들께서는, 지극치 못한 절개, 연인의 과오, 온갖 번민과 고통 등, 그 모든 사랑의덫에 걸려들었을 때에라도, 이 이야기에서 위안을 얻기를 바라노라.”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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