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02년 새해가밝았다. 그 동안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사람들은 새해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바로 월드컵이 열리는 해이기때문이다.나는 이미 월드컵 경기일정과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분석하여 언제, 어디서, 어느경기를 누구와 어떻게볼 것인지(직접 가서볼지, TV로 볼지, 녹화해서 볼지,여럿이서 볼지, 혼자서 몰래볼지 등등)에 대한모든 세부계획을 세워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2002년이 밝아오니까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경기들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실감이나질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열린다는 사실은 왜 이렇게 실감이 날까?)
새해가 밝아오면 누구나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고 스스로 여러 가지 다짐을 하게 마련이다. 내가 가장바라는 것은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월드컵에서 폴란드와 미국을 연파하고 포르투갈과 대등한 경기를 벌여 16강에 진출하는 것이다.
아니다. 이건너무 터무니없는 것같다. 우리 대표선수들이 세계무대의 중심에 서서 자신감을 잃지 않고 정정당당한 플레이를 펼쳐 아름답고 멋진 경기를할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할것이다.
월드컵은 세계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를 펼치는 멋진 무대이니까 우리 모두열린 마음으로 월드컵의 모든 경기들을 한껏즐겼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무대를 마련하고 운영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슴가득한 성취감을 맛볼수 있도록 월드컵대회가 무사히, 성황리에 끝나길기도한다. (물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도멋지게 대회를 치러내길 바란다.어흠.)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바라는 것은 올해 열리는 월드컵이 온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것이다. 돌이켜 보면지난 한 해동안 테러와 전쟁, 경제위기설과 부패스캔들 때문에견디기 어려운 시간이너무 많았다.
새해에는 제발그런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를 바쳐보자. “주여, 월드컵을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축구공이 있는 곳에 사랑을, 축구공이 있는 곳에 용서를, 축구공이 있는 곳에 일치를, ......, 축구공이 있는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월드컵이 되게 하소서. .... 우리는 패스 줌으로써 패스받고, (팀 동료를) 신뢰함으로써 신뢰받으며,자기를 버리고 어시스트함으로써 진정한 승리를 얻기때문입니다.” (음, 기도문이 조금 이상해졌지만 이 정도는 하느님도 용서해 주시겠지.)
/ 강석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4인 릴레이 축구칼럼 연재합니다
월드컵의 해를 맞아 축구칼럼 ‘We Love Soccer’를 매주 목요일자에 연재합니다. 축구칼럼니스트 강석진(고등과학원수학부 교수) 김기만(청와대 공보비서관) 김명환(서울대 수학과 교수) 김별아(소설가ㆍ이상 집필순)씨가 차례로 쓰는 칼럼은 독자 여러분의 축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여줄 것입니다.
▦강석진=1961년생. 서울대수학과. 미 노틀담대 조교수, 서울대 부교수, 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저서 스포츠칼럼집 ‘축구공 위의 수학자’
▦김기만=1954년생. 성균관대철학과 및 정치학 박사과정. 동아일보 기자, 파리특파원. 현 청와대 공보비서관(해외언론 담당). 축구칼럼 다수
▦김명환=1954년생. 서울대수학과. 미 오하이오 주립대 전임강사, 한국과학기술대학 조교수, 현 서울대 수학과 교수. 서울대 자연대축구부 감독
▦김별아=1969년생. 연세대국문과. 축구마니아로 93년 실천문학에 중편 ‘닫힌 문밖의 바람소리’로 등단. 장편 ‘톨스토이처럼죽고 싶다’ 등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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