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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 대교 송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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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 대교 송자 회장

입력
2001.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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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자’라는 이름 뒤에는 으레 ‘총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연세대 총장(1992~1996년),명지대 총장(1997~2000년) 등 2곳에서 성공적인 총장을 지냈고 짧지만 교육부 장관까지 역임한 그는 누가 뭐래도 국내에서 알아주는 교육 전문가다.그런 그가 올 3월 전혀 새로운 분야의 최고경영인(CEO)으로 변신한 지 10개월째를 맞고 있다. 명망있는 교육자가 기업가로 나서는 경우가 드문 현실에서 그의 ‘변신’은 파격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젠 총장보다는 회장이라는 직함이 더 어울릴 정도로 기업가로의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봉천동 ㈜대교 보라매센터 사옥에서 만난 송자(宋梓ㆍ65)회장는 사교육 기업의 CEO답게 첫마디부터 공교육과 사교육의 유기적인 협조와 보완만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교육이 붕괴현상을 보이고 사교육이 비대해졌습니다. 공교육이 모든 것을 다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합니다. 다양성을 지닌 사교육이 공교육의 역할을 일부나마 대신할 수 있습니다. 사교육을 조화롭게 운영하면 한국 교육의 돌파구를 열 수도 있습니다.”

언뜻 공교육의 울타리를 떠난 지 1년도 안돼 사교육의 옹호가로 변했느냐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연세대총장시절 그가 보여준 ‘기업가적 총장상’을 떠올리면 교육관은 일관성이 있다. 92년 연세대 총장을 맡으면서 ‘CEO 총장’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경영에 담을 쌓고 지내던 대학에 ‘기업 마인드’를 불어 넣었다.

그는 기존의 총장 스타일과 달리 동문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대학발전기금 1,500억원을 모았다. ‘세일즈 총장’소리를 들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학생을 고객 이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경영개념을 도입, 신입생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런 공격적인 마인드는 대교에도 그대로 투영됐다. 세일즈총장과 회계학 전공자답게 기업에 빠르게 적응한 것이다. 그는 3월 취임하면서 ‘대교(大敎)’에 색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대교가 단순히 사기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의 줄임말임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목표와 교육의 가치를 정확하게 심어주었다.

송회장은 대학총장과 기업의 CEO 중 어느 것이 더 어렵냐는 질문에 주저없이‘대학 총장’을 꼽았다.

“대학 총장 역할은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도 위험부담은 없습니다. 반면 기업은 일하기 쉽고 얘기하면 다 먹히지만 위험부담도 크지요.” 10개월만에 터득한 기업 CEO로서의 경영관이다.

기업의 위험부담을 알기에 그는 먼저 대교 알기에 들어갔다. 4월 다국적 컨설팅업체인맥킨지에 전반적인 컨설팅을 의뢰하고 이를 토대로 두달 전 대교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2009년까지 신규 사업 매출액 1조9,7000억원 등총 4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것.

시장점유율 50% 이상의 1위 기업이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조직 전체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인재육성, 성과관리, 마케팅 강화, 고객만족도 제고,조직 재설계 등 5개 분야 전담팀을 구성했다.

온라인사업(에듀피아)과 학원사업(지(知)캠프 아카데미) 진출, 해외사업 진출 등 신규사업을 통해‘제2의 도약’도 모색하고 있다.

“기업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교육기업은 무엇을 ‘판매’하느냐보다 무엇을 ‘충족’시켜야 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명망있는 교육자에서 성공적인 기업 CEO로 변신한 송 회장이 내 년 기업 상장을 통해 대교의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릴 지 주목된다.

●약력

▲대전출생

▲대전고-연세대 상경대학 상학과 졸업

▲미 워싱턴대 경영학 석·박사

▲미 코네티컷대 교수

▲연세대 교수,상경대학장

▲연세대·명지대총장

▲교육부장관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명지학원 재단이사,(주)대교회장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대교 어떤 회사

‘눈높이사랑 눈높이 교육’을 모토로 하고 있는 ㈜대교는 2001년 말 현재 전국 230만 회원과 1만8,000여 대교 가족을 두고 있는 교육서비스 기업이다.

지난 해 교육사업으로 6,5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주간학습지 시장에서는 회원수 대비 절반 이상의 시장점유율(주요 4개사 기준)을 자랑하며 구몬이나 웅진등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눈높이 수학ㆍ국어ㆍ영어ㆍ과학ㆍ한자 등 과목별 학습지를 비록해 눈높이 컴퓨터CD롬 등의 멀티미디어 교재, 정서지능향상 프로그램인 눈높이 EQ 및 한글ㆍ수학ㆍ영어 등 유아 전문학습교재까지 다양한 영역의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25년 대교의 교육 컨텐츠와 노하우는 미래 교육환경을 주도한다는 목표 아래 사이버 교육사업으로 무대가 옮겨졌다. 기존 오프라인 교육사업과 병행해 교육 포털 사이트 ‘에듀피아’(www.edupia.com)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 환경중심으로 관리ㆍ지원되던 학습환경도 온라인 환경을 최대로 활용하여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욕구를 충족시켜줄 수있도록 구성했다.

대교는 고객 중심의 교육 철학인 ‘눈높이’교육으로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의 경영 전략을 고수해왔다. 눈높이 교육은 학습자 개개인의 능력에 맞춰 난이도를 조절하는 교육시스템.

대교는 훌륭한 자질과 눈높이 교육에 소명감을 갖춘 눈높이 교사의 체계적인 관리에 주력해 왔다. 눈높이 교사의 교육 연수에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교재 개발을 위해 200여명으로 구성된 교육정보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매년 시행하는 한국 산업의 브랜드 파워에서 ‘눈높이’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도 이 같은 교육 인프라때문이라는 것이 대교측 설명이다.

내년도 상장을 목표로 현재 주관사를 선정 중인 대교는 2009년까지 매출액 3조~4조원, 영업이익 4,500억~6,000억원을 내는 4조5,000억원 가치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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