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신년 국정구상을 위해 28일 오후 청남대로 향했다.김 대통령의 청남대 구상에는 개각 문제도 포함돼 있다. 이번 개각은 사실상 김 대통령의 마지막 개각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성격
지방선거와 대선 관리에 비중을 두면 임기 말 내각은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역대 정권이 임기 말에 정치적 중립성에만 치중하다 보니 국정 공백이 적지않았고 그 결과, YS정권 말기에는 IMF를 초래했다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이번 개각은 정치적 중립성 만큼이나 마무리를 잘할 수 있는 일관성과 안정성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시기
개각설은 11월부터 연기를 피웠다. 11월말, 12월초, 연말설에 이어 이제는 1월 중순설이 나오고 있다.
1월 중순설은 1월10일 전후의 연두회견과 20일께 시작될 부처 업무보고 사이에 개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 내각을 구성, 심기일전의 자세를 갖추고 새해 청사진을 마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개각이 늦춰질 것이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각종 게이트로 정국이 어수선한 와중에서 개각을 해봐야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지금 당장 내각을 새로 구성해야 할 시급한 이유도 없다. 업무보고는 부처의 시스템이 하는 것이어서 꼭 새 장관이 맡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취임 4주년인 2월25일이나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특검이 마무리되는 3월초로 개각 시기가 이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대통령이 청남대로 가면서 인사자료를 갖고 가지 않았으며 이상주(李相周) 비서실장은 28일 수석회의에서 "당분간 개각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대목은 시사점이 있다.
■규모
일단 조각 규모 내지는 대폭설이 나온다. 그러나 임기 말 내각의 성격을 일관성, 안정성에 두고 현 각료 중 절반 가까이가 올해 임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각 운운은 다소 과하다는 분위기다.
우선적인 교체 대상은 의원을 겸하고 있는 장재식(張在植) 산자, 김영환(金榮煥) 과기,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남궁진(南宮鎭) 문화관광부장관은 정치인 출신이지만 당적을 갖고 있지않아 유임이 점쳐진다.
이근식(李根植) 행자부장관이나 김동태(金東泰) 농림부장관은 민주당 위원장이나 원외인데다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위원장직을 내놓고 유임될 가능성도 있다.
홍순영(洪淳瑛) 통일부장관은 햇볕정책의 추진자로서 보폭이 맞지않다는 지적이 많지만 임명된 지 석 달밖에 되지 않아 유동적이다.
■총리 거취
이한동(李漢東) 총리의 거취는 반반이라는 분위기다.
분위기 쇄신을 중시하면 교체론이 힘을 얻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고 새 총리 임명 시 국회 의 인사청문회 등에서 어려움이 예상되는 점도 부담이다.
이 총리가 중량급 정치인으로 각 부처의 조율을 원만히 해 내는 리더십이 있다고 평가되는 것은 유임쪽에 무게를 두게 하는 요인이다.
경제팀 경제팀은 현상유지론이 우세하다. YS정권 말에 재경부총리를 바꾸면서 정책 혼선이 야기된 사례가 반면교사로 작용하고 있다. 변화가 있다 해도 내부의 자리이동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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