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입 수능 제도개편안이 확정 발표된 28일, 학생과 학부모들은 “무엇을 공부하고 어떻게 진로를 정해야 할지 막연하다”, “또 한 번 교육정책 실험의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일선 고교와 대학들은 우려와 환영의 엇갈린 반응 속에, 고교에 첫 시행되는 7차교육과정과 2005년새 수능제도가 고교 교육과 대학 신입생 선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 학생ㆍ학부모 반응
학생과 학부모들은 당혹감 속에 조령모개식 대입 정책에 깊은 불신까지 드러냈다. 숙명여중 권현정(權泫廷ㆍ15)양은 “바뀐 수능제도에 맞춰 공부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2005년 전에 또 제도가 바뀌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도곡중 정혜림(鄭惠林ㆍ15)양도 “여러 말 말고 제도나 자주 안 바꿨으면 좋겠다”고 부정적인 반응을보였다.
중3 아들을 둔 이모(50ㆍ서울 대치동)씨는 “한번 정한 교육제도는 최소 10년은 유지돼야 예측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며 “정책이 또 바뀐다면 누가 책임지겠냐”고 따졌다.
학부모 정모(43ㆍ서울 광장동ㆍ여)씨는 “사교육비 부담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고민거리만 늘어났다”고 말했다.
▲ 교사들 반응
교사들은 ‘교실붕괴’, ‘학력저하’란 말까지 거론하며 새 수능제도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강남 J고 S교사는 “대학이 기침을 하면 교실에는 폭풍이 불게 되는 제도”라면서 “‘편식공부’가 불가피해 또 다른 형태의 학력저하현상이 벌어질것 같다”고 걱정했다.
서울 양천구 Y고 K교사는 “고교 교육의 대입 수단화나 종속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고, 경기 P고 교사는 “예전에는 고3 여름방학이 지나야 ‘수업따로 공부따로’였지만 이제는 고1때부터 이런 현상이 벌어져 ‘교실붕괴’가 가속화될 것 같다”고 개탄했다.
우열반이나 사교육 열풍등 또다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서울 K고의 한 교사는 “학원과 비슷하게 수업을 변칙 운영하거나 선택 과목에 따라 사실상의 우열반이 편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입시관계자ㆍ대학
대학 입시관계자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 대학들은 ‘수능이원화’도입을 요구하는 등 다음 개편안까지 거론하며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서강대 강재효 입학처장은 "수험생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면서도 '수능Ⅰ에서 기본교과를 평가하고 수능Ⅱ에서 선택시험을 보는 이원화가 도입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반면 연세대 김하수 입학처장과 경희대 이기태 입학관리처장은 "수능Ⅱ를 도입,사실상의 본고사를 실시한다면 논술·면접까지 3,4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을 안게 된다"고 반박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김용식기자
y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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