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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산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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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산의 해

입력
2001.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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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명예퇴직을 한 선배가 이런말을 했다."요새는 산으로 출근을 해. 근처에 산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줄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어. 산에 오르면서 처음에는 그 동안 가슴속에 쌓여있던 온갖 욕을 해. 그러다가 차츰 산하고 이야기를 하지. 산은 참 너그러워.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다 받아주거든. 산에 올라 아래를 보면 참 여러 생각이들어. 왜 그렇게 여유가 없이 살아왔는지 후회를 하지. 그리고는 세상과 화해하려고 하는데 잘 안돼."

■내년은 유엔이 정한 '국제 산의 해'다.

유엔은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지이며 신선한 물의 원천인 산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지난 10여년간 많은 산림이 훼손됐다"며 "후손에게 풍부한 자원을 제공해줄 산을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 전 세계인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산의 해' 행사 주관 조직인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자크 디우프 사무총장은 산악지대 주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며 산악지대 분쟁이 산골 사람들의 가난을 줄이려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최대의 장애라고 지적했다.

그는 적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은신처가 많아 산이 전쟁터로 선호되고 있으나 산악 전쟁 때문에 환경이 파괴되고 경제개발이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산을 보존하기 위해 내린 결론은 '평화'다. 평화 없이는 환경보전과 빈곤 퇴치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산악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산림 면적은 국토의 64.6%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날로 그 면적이 줄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에 비해 서울 남산의 26배에 해당하는 산림이 감소했다. 산림이 우리에게 주는 간접 혜택은 50조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민 한명 당 106만원인 셈이다. 세계 인구 60여 억명 중 10%가량이 산악지대에서 살고 있으며 절반 정도인 30억 명이 산에서 마실 물을 얻고 있다.

산으로 출근하고 있는 그 선배에게는 산이 그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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