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성금 동참, 성금을 쾌척한 장애인,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난 100만원짜리 돈뭉치….’20년간 자선냄비 모금을 해 온 한국구세군 이보탁(李寶鐸) 사관은 거리 모금 활동을 마친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흐뭇하다.
경기침체와 사상 최악의 취업난 등으로 자선냄비가 텅텅 빌 것을 걱정했던 그의 불안은 기우였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마감된 금년도 모금액은 22억5,400만원.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모금액보다 무려 17.65%나 증가했다.
100만원짜리 고액 수표를 넣고 사라진 이들도 10명에 달했고, 지난 15일에는 구세군 은행계좌에 무려 3,000만원이 입금되기도 했다.
20여년 간 12월초면 서울 명동 입구 자선냄비에 나타나 돈다발를 넣고 자취를 감췄던 중년여성 역시 어김 없이 100만원짜리 돈뭉치를 쾌척하고 사라졌다.
서울시내 초등학생들이 놓고 간 돼지저금통도 30여개에 달했다.
또 지난 23일에는 30대의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명동까지 나와 성금 봉투를 놓고 가 주변 시민들까지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등 가진 사람들 보다는 소외계층의 성금이 훨씬 많았다고 구세군 관계자는 전했다.
구세군 대한본영 신수정(申秀貞) 간사는 “살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오히려 모금액은 늘어난다”며 “어려울수록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가슴이 훈훈해진다”고 말했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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