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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선박여파 日 '막강감청'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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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선박여파 日 '막강감청'노출

입력
2001.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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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동중국해에서 침몰한 괴선박을 포착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통신 감청 능력이 일부 드러났다.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방위청은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동원해 괴선박 추적에 나서기 이틀전인 19일괴선박과 북한의 교신을 포착했다. 산케이(産經) 신문은 괴선박이 북한 노동당의 주파수를 사용했다고 보도한 데 이어 실제 교신은 북한군과의 사이에서 이뤄졌다고 까지 전했다. 도쿄(東京)신문은 교신 내용은 파괴 공작에 관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의 보도 관행상 이런 내용은 제법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게도 보고도 되지 않은 극비 정보를 언론이 보도, 일본 정부가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방위청의 무선 감청은 전국 9개의 전파 탐지 시설에서 이뤄진다. 괴선박의 교신은 가고시마(鹿兒島)현 기카이시마(喜界島)의 탐지 시설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전파 탐지 시설은 방위청 통합막료회의(합참 해당) 정보본부 산하의 전파부가 운영을 맡고 있다.

탐지 능력은 이미 1983년 사할린 상공에서의 대한항공(KAL)기격추 사건 당시 국내에까지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99년 3월의 북한 공작선 사건 당시에도 일부 확인됐다.

다만 이번 교신 탐지가 일상 운용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사전에 미군의 사전 정보에 따라 전파 탐지 권역을 좁힌 가운데 얻어 낸 성과라는 점에서는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문제는 교신 포착 자체가 극비 취급되는 가운데 포착된 암호 교신을 해독한 내용 일부 까지 언론에 보도된 점이다. 일본 당국의 민감한 반응은 교신 포착 사실과그 내용이 드러날 경우 북한이 주파수와 암호체계를 바꿀 가능성이 큰 데다 일본의 정보 포착·분석 능력이 노출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고이즈미 총리가“손바닥을 너무 펼쳐 보여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도 묘한 여운을 남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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