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동 세아아파트 101동 606호.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살림집같지만 병들고 지치고 갈 곳 없는 노인들의 안식처 ‘시온의집’이다.지난 23년간 어려운 이웃과 늘 함께 해오다 99년 2월 사비를 털어 12명의 노인들의 안식처를 만든 차명자(50)씨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주머니다.
1978년 말 소록도를 처음 방문한 차씨는 아무것도 감사할 만 한 것이 없는 그들이 눈물로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것을 보고 남은 인생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었다.
이때부터 차씨는 배고픔과 정에 굶주린 구두닦이,신문팔이, 가출소년에게 끼니를 제공했고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끼니때마다 차씨를 찾는 식구들은 늘어만 갔다.
차씨는 또 고아원과 아동일시보호소에 참고서와 옷을 제공하는 한편 수시로 간식을 장만해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을 함께 나눠주는 등 조그만 도움이라도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세월이 흘러 껌팔이, 신문팔이 소년 등이 사라지자 차씨는 주변에 살고있는 독거노인 6명을 매일 번갈아찾아가 돌봐주며 돈을 벌면 양로원을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99년그토록 원했던 무위탁노인 시설인 ‘시온의 집’을 열었다. 개원 당시 치매환자였던 노인들은 차씨와 가족들의 보살핌 덕택에 많이 회복돼 지금은 정상인과 다름없을 정도로 생활하고 있다.
차씨는 “앞으로 가족들에게조차 버려지는 치매노인들을 수용해 치료하거나 요양할 수 있는 전문시설을 만들어 이들과 남은 인생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의정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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