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수신행위 등 금융사기가 전국적으로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천억원대 투자자금을 끌어들인 매머드급 금융투자사기 사건이 발생했다.26일 경찰에 적발된 금융사기조직 일당 50여명은 해외카지노 투자 등을 통해 월 20% 안팎의 고리(高利)를 준다고 투자자를 꼬여 3만5,000여명으로부터 1,272억여원의 투자금을 불법 유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사기에 속아 500억여원을 투자한 1만여명은 주범들의 해외 도피 등으로 원금도 되찾기 어렵게 돼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범행 수법
울산경찰청는 유령 투자회사인 ㈜아미맵 대표 이강진(34), 부사장 노원수(盧源洙ㆍ38)씨 등 전국 규모의 유사금융사기 조직 일당 59명을 적발, 노씨 등 30명을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또 대표 이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하는 한편 25명을 입건했다.
이씨 일당의 금융사기가 시작된 것은 지난 5월. 인천 부평동에 ㈜아이맵이란 유령 투자회사 본점과전국 19개 지점망을 차려놓고 성인오락실 광고업, 해외카지노사업 등에 진출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또 각 지점별 대형 교육장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면서 ‘100만원을 투자하면 월 20만원의 고리를 지급한다’고 현혹하고, 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유치금의 6%를 수당으로 지급하는 ‘피라미드 수법’까지 동원했다.
그 결과 이달 11일까지 3만5,112명으로부터 1,2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들어왔다.
투자자 중에는 100만원대 소액 자금을 넣은 가정주부, 실질자와 수천만원대를 투자한 사업가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령법인을 설립, “코스닥에 등록되면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고 속여 모두 675명으로부터 1주당 1만원씩 23억여원의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투자자 피해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아무런 수익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신규 투자금으로 투자자의 이자와 유치수당을 계속 지급하는 IMF직후 유행했던 ‘파이낸스 금융사기’수법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드러나 투자자들을 망연자실하게 하고 있다.
이씨 일당은 이 같은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계속해 오면서 투자금을 줄곧 빼돌려 이날 현재 이 회사금융기관 잔고는 4억여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초기에 투자한 2만여명은 원금과 이자를 받았지만, 이씨 등 핵심간부 4명이 캄보디아로 도피하고 잔고 부족으로 1만여명은 원금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인터폴에 이씨 등 4명의 소재파악 등 수사협조를 요청했다.
울산=목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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