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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낭만음악으로 새해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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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낭만음악으로 새해를 연다

입력
2001.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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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낭만음악의 진수인 쇼팽, 리스트, 포레의 곡으로 호암아트홀에서 새해 1월 5일 오후 6시 독주회를 갖는다.작곡가별 집중탐구로 유명한 그는 그 동안 라흐마니노프와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전곡,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 베토벤의 후기 3대 소나타, 메시앙의 ‘아기 예수를 보는 20개의 시선’ , 지난해 아시아 초연이었던 부조니의 피아노 협주곡등 어지간한 스태미너와 연구가 아니면 손대기 힘든 연주를 해왔다.

그러한 진중함은 청중도 단단히 몰두하고 들을 것을 요구하곤 했다.

그에 비해 이번 무대는 약간 편안하다고 할까. 낭만음악의 깊고 편안하면서 열정적인 세계, 건반 위에 쓰는 시 같은 곡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공연은 1부 쇼팽과 리스트, 2부 포레의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쇼팽의 녹턴(야상곡) 세 곡, 리스트의 ‘베네치아와 나폴리’, 그리고 포레의 녹턴 1번, 바르카롤(뱃노래) 1번, 즉흥곡 5번, 전주곡 2번, 발라드 Op.19를 연주한다.

무게중심은 포레에 있다. 포레는 프랑스의 에스프리(정신)를 강조한 서정시인이었다. 그는 피아노를 특히 사랑했는데 프랑스 살롱음악의 전통적 흐름에 아름다운 화성과 근대적 감각을 풍부하게 살린 피아노곡을 많이 썼다.

그는 리스트풍의 기절초풍할 기교를 경멸했고 단순함을 사랑했다. 그의 음악은 극히 내성적이고 순수하며 자연스럽다.

백건우의 포레는 독특하다. 다른 피아니스트들의 포레가 대부분 달콤하거나 다소 가벼운 느낌인 것과 달리, 그의 최근 음반 ‘포레소품집’(데카 발매)은 과묵하고 철학적이며 진지한, 새로운 스타일의 포레를 들려주고 있다.

녹턴은 바르카롤과 더불어 포레 피아노 음악의 핵심이다. 녹턴은 느리고 서정적인 반면 바르카롤은 좀 더 외향적이고 의욕적이다.

녹턴으로 가장 유명한 작곡가는 쇼팽인데 이번 연주회는 쇼팽의 녹턴과 좀 더 폭 넓고 다양한 감정을 담는 것으로 발전한 포레의 녹턴을 함께 들을 수 있어 비교 감상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02)751-9606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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