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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째 한국 고아에게 릴레이 온정…푸른 눈의 '미군 산타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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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째 한국 고아에게 릴레이 온정…푸른 눈의 '미군 산타클로스'

입력
2001.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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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오산에 주둔한 미7공군 소속 303 정보 대대원들은 ‘푸른 눈의 산타클로스’로 불린다. 부대 장병들이 32년째 한국의 고아들과 사랑을 나누는 릴레이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이 부대가 고아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69년 미국인 선교사 화이트제인(66) 여사가 충북 제천에서 운영하는 ‘영ㆍ육아원’에 창고를 지어주면서부터.

부대원들은 이후 매월 30∼40명씩 고아원을 방문, 빨래에서부터 음식마련은 물론, 영어교육까지 시켜주고 있다.

특히 99년에는 벼룩시장(Garage Sale)을 열어 거둔 수익금 3만달러로 영ㆍ육아원 별관 건물을 지었고, 지금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원생들이 타고 다닐 통학용 버스를 마련해주기 위한 ‘스쿨버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부대원들은 지난 7월에는 ‘스쿨버스 프로젝트’를 위해 경매행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부, 영화배우 케빈 코스트너, 권투선수 출신 무하마드 알리, 골프선수 박세리 등 유명인사 900여명에게 도와달라는 편지를 보냈고, 이 중 350여명으로부터 소장품을 전달 받았다.

경매에서 본인이 직접 사인한 부시 전 대통령 사진은 81달러, 야구선수 출신인 코스트너가 사인한 야구공은 185달러에 낙찰되는 등 5,000달러 이상이 마련됐다.

알리는 자신의 사진과 현금 200달러를 보냈다.

봉사활동을 이끌고 있는 니콜 완타 병장(22ㆍ여)은 “지금까지 1만8,000달러가 모였다”며 “1만2,000달러만 더 모금하면 30∼40분씩이나 걸어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줄 선물(스쿨버스)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한국에서 1년 남짓 근무하는 부대원들은 한국을 떠난 후에도 인연을 맺었던 영ㆍ육아원생들에게 편지와 성금을 보내고, 후원하던 아이를 양자로 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이 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ㆍ육아원의 총무를 맡고 있는 박민옥(39ㆍ여)씨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정”이라며 “꾸준하게 찾아와 아이들의 놀이상대가 돼 주는 미군들이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권혁범기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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