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병든 노모를 진심으로 간호하고 부양하는 딸이 있다.그 딸이 폐암에 걸려 어머니 가슴에 자신을 묻고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난다. 만약 당신이 그 딸이라면 죽기 직전 조건없이 사랑하고 헌신해주던 어머니가 있던 세상은 아름다웠고, 다시 태어나도 그 어머니의 자식으로 태어나겠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MBC가 창사 40주년을 맞아 만든 특집극 ‘소풍’ (26~27일 오후 9시 55분 방송)은 죽으면서도 그렇게 말하는 딸의 모습을 애잔하게 담은 드라마.
작가 황성연씨는 “병든 부모라 하더라도 부모라는 이름만으로도 우리에게 무한한 아늑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가족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40대 여인 인혜(고두심)는 몇 해전부터 중풍으로 고생하는 친정 어머니의 정옥(정혜선)을 간호하며 산다.
‘긴 병에 효자 없다’지만 몸도 약한 인혜가 어머니를 모시는 정성은 굴곡이 없다. 하지만 인혜의 자식들은 말한다.
“엄마는 좋은 딸일지 몰라도 좋은 엄마는 아니다” 라고. 그런 인혜가 암에 걸렸다.
인혜가 암에 걸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워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그 동안 이기적이었던 가족들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과정이 시청자에게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모녀로 나오는 고두심과 정혜선의 열연이 극의 자연스러움과 완성도를 한층 더 높여준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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