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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특급'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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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특급'이 달린다

입력
2001.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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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5년간 7,000만불 '투수연봉 5위 기록'자유계약선수(FA) 박찬호(28)가 마침내 5년간 연봉총액 7,000만 달러(약 910억원), 평균연봉 1,400만 달러(약 182억원)의 조건으로 텍사스 레인저스를 새 둥지로 선택했다.

미국의 유력지 유에스투데이등 주요언론은 21일(이하 한국시간)야구계의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박찬호의 5년간 연봉 총액은 6,500만달러(평균 연봉 1,300만달러)라고 전했다.

유에스투데이는 레인저스가 2002시즌이 끝난후 박찬호를 계속 붙잡고 싶으면 6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하기 옵션계약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박찬호의 총연봉은 7,100만달러인 것으로 추정된다.

◆왜 텍사스인가

박찬호의 레인저스 행은 10~14일 보스턴에서 열렸던 윈터미팅 기간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존 하트 텍사스단장 사이에서 극비리에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소속 레인저스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강타선에도 불구하고 마운드 난조로 올 시즌 73승89패를 기록, 서부지구 4팀중 최하위에 머물러 마운드 보강 차원에서 박찬호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는 이날 98시즌 20승을 올렸던 에이스 릭 헬링 등 4명의 선수를 방출하고 박찬호와 데이브 버바 등을 영입하는 등 마운드 물갈이 작업에 들어갔고 내년 시즌부터 박찬호가 제1선발 투수로 나설 전망이다.

◆투수 연봉랭킹 5위

박찬호는 텍사스로부터 평균연봉 1,400만 달러를 받게 됨에 따라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ㆍ1,545만 달러)와 마이크 햄턴(콜로라도 로키스ㆍ1,512만 달러) 등에 이어 메이저리그 투수연봉 랭킹 5위에 올라서게 됐다.

5년간 연봉총액 7,000만달러, 연봉 1,400만달러는 당초 박찬호의 목표였던 ‘7년간 연봉총액 1억500만달러’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올 시즌 전반적인 몸값 하락 추세를 보인 FA 시장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다저스를 떠난 이유

박찬호가 다저스를 떠나게 된 것은 계약기간을 놓고 마지막까지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 박찬호가 ‘연봉 1,400만 달러ㆍ5년 이상’을 요구한 반면 다저스는 ‘1,300만 달러ㆍ4년 이하’를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찬호는 다초 새로운 팀의 조건으로 꼽았던 '우승의 가능한 팀'에 어울리지 않는 최하위 팀 텍사스를 어쩔 수 없이 선택했고, 20일 다저스에 연봉조정신청 거부 입장을 피력했다. 다저스도 다음날 곧바로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와 2년간 1,300만 달러에 전격 계약, 사실상 박찬호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텍사스는 어떤팀인가?

*막강 중심타선 불구 성적 최하위

박찬호는 과연 우승 가능한 팀을 선택한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텍사스 레인저스는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다. 워싱턴 세니터스를 인수해 1972년부터 빅리그에 뛰어든 텍사스는 포스트시즌에 3차례(96, 98, 99년) 진출한 것이 최고성적이다. 투수력 빈곤에 원정경기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해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올 시즌에도 일찌감치 마운드가 붕괴돼 지구선두 시애틀 매리너스에 무려 43경기 뒤진 73승89패를 기록, 꼴찌로 추락했다.

반면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메이저리그 최고수준이다. 평균연봉 2,520만 달러를 받는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 공수주를 두루 갖춘 특급포수 이반 로드리게스, 붙박이 1루수 라파엘 팔메이로가 클린업트로오를 이루고 있다.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대형 외야수 칼 에버렛까지 영입, 폭발력이 배가됐다.

위안 거리라면 4년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구단을 사들인 톰 힉스 구단주가 공격적 경영을 해왔다는 것. 올해 팀 연봉총액 8,850만여달러로 전체 7위에 올랐으며 스토브리그를 통해 타자보다 투수보강에 힘을 기울였다. 한편 전설적인 강속구투수 놀란 라이언이 은퇴 직전인 1989년부터 5년 동안 몸 담았으며 그의 등번호 34번은 팀 최초로 영구결번됐다. 팀 이름 레인저스(Rangers)는 순찰대에서 유래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무엇이 달라지나?

*팀 에이스 기둥역할… 타석 안서고 투수 전념

박찬호는 8년간 정들었던 LA를 떠나 찜통더위로 악명 높은 텍사스주 알링턴에 둥지를 틀게 됐다. 팀뿐만 아니라 내셔널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로 바뀌기 때문에 20승 투수가 되기 위해 박찬호가 해야 할 일은 무척 많다.

◆지명타자제도

박찬호는 LA 다저스에서 258번 타석에 들어서 타율 1할7푼, 홈런 2방을 터뜨렸다. 지명타자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 소속이었기 때문에 타자로 나설 수 밖에 없었고 때로는 무리한 스윙으로 허리부상을 자초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박찬호는 투구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거꾸로 상대투수 대신 지명타자 1명씩을 더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방어율은 약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투수들의 무덤, 알링턴 구장

다저스구장은 파울구역이 넓고 외야지역이 일정해 전통적으로 투수들에게 유리하다. 반면 1994년 개장된 알링턴구장은 쿠어스필드에 버금가는 투수들의 무덤이다.

외야펜스가 8개면으로 구성돼 수비하기가 까다로운 데다 천연잔디가 불규칙한 바운드를 자주 일으켜 3루타가 무척 많이 나온다. 올 시즌 팀타율 3위(2할7푼5리)에 팀방어율 꼴찌(5.71)라는 통계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제2선발에서 에이스로

다저스에서 박찬호는 에이스 케빈 브라운에 밀려 제2선발에 머물렀다. 하지만 에이스급이 없는 텍사스에서는 실질적인 기둥투수 역할을 맡게 된다. 박찬호는 이제 15승 정도가 아닌 20승 가까이 승리를 거둬야만 팀을 포스트시즌까지 이끌 수 있다. 완투능력은 물론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가는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해발고도와 찜통더위

해발 1,000㎙가 넘는 곳에 홈구장이 위치한 것도 의외의 변수다. 공의 반발력이 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유격수 최초로 50홈런을 넘겼는데도 반응은 시큰둥했다. 기온이 섭씨 40°를 웃돌아 주말에도 야간경기를 해야 한다. 박찬호는 데뷔 후 야간경기에서 부진했다.

◆최고의 포수

아메리칸리그 포수부문 골드글러브를 10년 연속(1992~2001년) 수상한 최고의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 송구, 블로킹, 주자견제 능력이 수준급이어서 박찬호의 투구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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