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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옛총수 싸고도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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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옛총수 싸고도는 경찰

입력
2001.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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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김 사건의 본질은 국정원과 검찰이 책임을 이무영 청장에게 덮어씌운 것이다.""15만 경찰인의 우상 이무영 청장님을 돕기 위한 카페가 탄생했습니다."

요즘 사이버경찰청 자유게시판은 수지 김사건 은폐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무영(李茂永) 전 경찰청장에대한 옹호론과 예찬론으로 가득하다.

경찰 내부에서 이 전 청장을 구명하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이 마당에 이 전 청장의 바톤을 이어받은 이팔호(李八浩) 경찰청장은 지난 18일 서울구치소를 찾아이 전 청장을 위로했다. 이어 경찰 고위간부들의 서울구치소행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앞서 이 청장 등은 수지 김 살인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이 전 청장의 개입여부로 옮아가자 검찰수뇌부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구명운동을 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전 청장의 법률변호를 위해 변호사 선임에 경찰이 개입했다는 얘기도 경찰 안팎에서 신빙성있게 나돌고 있다.

이 대목에서 우선 경찰의 임무와 이 전 청장의 현 신분을 따져보자.

이 전 청장은 단순살인사건을 납북미수사건으로 조작한 안기부의 사기극을 은폐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력한 용의자다.

반면 경찰은 이 전 청장 같은 용의자를 엄정 수사해 단죄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명제를 나 몰라라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때와 상황이 문제다.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돼 있는 중대사건에서 경찰이 그 사건의 용의자인 옛 경찰총수를 감싸는 모습은 시기적으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의 눈은 더욱 따갑게 다가온다. 경찰은 이 정도에서 자충수를 거두는 것이 현명하다.

/정진황 사회부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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