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대구 남부경찰서 형사계. 1991년 1월 경남 사천 농협 공기총 무장강도사건의 용의자로 수배받아 오다 공소시효를 넘긴 송모(38)씨가 자수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지난 11일 발생한 대구 달서구 기업은행 성서공단지점 엽총무장강도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은 두 사건의 수법이 유사한 점으로 미뤄 송씨가 이 사건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송씨를 추궁했다.
그러나 경찰의 기대는 단숨에 물거품이 됐다. 송씨는 “사천농협 사건은 내가 한 것이 맞지만 이번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데 왜 내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해 송씨의 사건당일 행적을 심문ㆍ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었고, 결국 수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형사계의 한 직원은 “범인을 속히 잡아 가족과 함께 오붓한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보낼 희망에 부풀었는 데, 다 물 건너 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형사는 “강도사건(사천농협강도사건)의 공소시효가 7년이어서 송씨를 입건 조차 할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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