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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 더 수렁속으로

입력
2001.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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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도쿄(東京)에 본부를 둔 ‘아시나가(足長)육영회’는 아버지가 없는 고교생과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다.

올들어 아버지의 자살로 장학금을 받게 된 고교생이 11월 말 현재 128명으로 지난해 3년 전의 7배로 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자살 원인 중 ‘실직 등 경제 문제’가 49.2%로 지난 해보다 22.1% 포인트나 늘었다. 노숙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기타규슈(北九州)시의 민간 지원단체는 13일 지난 해보다 50% 늘어난 313명의 노숙자를확인, 시당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노숙자가 늘어난 반면 불황의 영향으로 모금도 줄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호소였다.

만성적인 소비 불황과 물가 하락,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투자ㆍ생산 의욕 저하, 기업 도산과 실업의 증가 등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 일본 경제를 지탱해 온 제조업체의 도산마저두드러지고 있어 경제 전체가 침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무성하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경제 위기는 이제부터라고진단한다. 현재의 완만한 디플레이션 악순환은 크게 보아 일본 경제의 거품을 빼는 과정이어서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구조 개혁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고통 이후’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구조개혁의 지연이나 실패로 국민적 기대가 무너질 경우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전종목의 가중평균으로 닛케이(日經)주가보다 정확성이 높은 동증지수(TOPIX)는 17일 올 들어 처음으로 1,000선이 무너져 988.98까지 떨어졌다. 금융주가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은행주의 주가 하락 폭은 평균의 2.7배에 달했다. 부실 채권이 줄지 않는 데 따른 불안이 주요인으로 내년 4월 페이오프(Pay-off)시행을 앞둔 본격적인 예금인출 사태를 생각하면 아찔할 수 밖에 없다.

엔화의 급락도 불길하다. 엔화는 17일한때 3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달러 당 128엔 대로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수출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엔저를 유도했지만 최근의 급락은 인위적유도가 아니라 시장이 결정했다. 자칫 채권 값마저 하락하면 ‘일본 팔자’가 본격화, 대규모 자금 유출로 일본 금융시장이 위기를 맞는다.

엔화의폭락이 아시아 경쟁국에 미칠 타격은 물론이고 자금 조달을 위해 미국 국채를 매각한다면 미국과 세계 경제 전체가 뒤흔들리게 된다.

미국도 그 동안 조언 차원에서 벗어나적극적으로 개입에 나설 태세다.

이 달초 일본을 방문한 케네스 댐 재무부 부장관은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재무성 장관과 하야미 마사루(速水優)일본 은행 총재 등을 만나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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