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 도전하려면이번 추위로 물낚시 시즌은 끝났다. 이제 얼음이 꽝꽝 얼기를 기다리는 시기.
차가운 날씨가 계속된다면 이번 주말에는 북쪽의 저수지부터 얼음을 뚫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잠자고 있던 얼음끌을 꺼내 녹을 닦고 섬세하게 찌를 맞출 때이다.
얼음판 위에서 코 앞에 찌를 대하는 묘한 기분. 낚시의 또 다른 맛이다.
오랜 가뭄으로 저수지의물이 크게 줄어 올 겨울 얼음낚시 조황은 ‘예측불허’가 될 전망이다.
얼음낚시는 대를 운용하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 없어 초보자들도 도전할 만하다. 초보를 위해 얼음낚시의 기본을 소개한다.
# 채비
예전에는 대부분 짧은 견지낚싯대를 이용했지만 요즘은 일반 낚싯대를 많이 사용한다.
구멍에서 멀리 떨어져 앉아있는 것이 조용하기 때문. 극한 상황이라면 아주 긴 대가 필요하겠지만 2칸, 2칸 반 정도의 낚싯대면 대부분 저수지의 수심에 맞출 수 있다.
바늘은 2개를 다는 것이 보통. 수초가 많거나 바닥에 걸림이 많으면 과감하게 1개를 잘라버린다.
찌의 맞춤은 물낚시와 동일하다. 수입붕어가 있는 곳에서는 더욱 예민하게 맞추는 것도 물낚시와 같다.
얼음낚시용 찌는 찌톱이 굵을 필요가 없다. 가능한 한 얇은 찌톱을 골라야 예민하게 입질을 받을 수 있고 찌올림의 쾌감도 크다.
얼음끌은 약간 무겁다고 느껴지는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조과가 신통치 않아 계속 얼음구멍을 뚫어야 할 때 가벼운 것이 오히려 더 힘이 든다.
얼음끌은 무게 자체로 얼음을 깨야 한다. 어깨 힘으로 마구 두들겼다가는 다음 날 아침식사를 왼손으로 해야 한다.
낚시 가방을 통째로 가지고 다니는것은 비경제적. 얼음 위에서 뒤뚱대기만 할 뿐이다. 얼음낚시에는 긴 받침대도 뜰채도 필요 없다.
꼭 필요한 낚싯대만 한 두 개 손에 쥐고 얼음판에오르는 것이 좋다.
# 미끼
대표적인 얼음낚시 미끼는 역시 지렁이. 겨울을 견디려는 붕어는 체지방 축적을 위해 동물성 미끼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산 토종 붕어가 있는 곳에서는 거의 100% 지렁이에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지렁이는 붉고 얇은 것일수록 집어력이 좋다. 최근에는 양식 붕어가 많아지고 중국산까지 수입되면서 미끼에 대한 다양한 운용이 필요해졌다.
양식붕어는 지렁이보다 어분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중국산 붕어는 글루텐을 섞는 등 더욱 복잡한 미끼운영이 필요하다.
떡밥 등 분말미끼를 이용할 때에는 가급적 묽게 반죽하는 것이 좋다. 단단한 떡밥은 찬물에서는 풀어지지 않아 집어력이 떨어진다.
바늘에서 흐르지만 않을 정도로, 묽으면 묽을수록 좋다. 얼음낚시는 대를 휘두를 필요가 없어 묽은 떡밥도 바닥까지 안전하게 가라앉힐 수있다.
# 낚시 요령
구멍의 크기는 너비 한 뼘 정도로 뚫는 것이 좋다. 너무 작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충분하다. 월척급 대물도 이 정도 구멍이면 무리없이 끌어낼 수 있다.
너무 크면 안전사고의 우려도 있고 바깥의 찬 기온이 물 속에 녹아들어 붕어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
얼음끌을 잡을 때에는 반드시 끌 끝에 있는 줄을 팔목에 감을 것. 끌이 손에서 미끄러지면 그냥 물 속으로 들어가버리기 때문이다.
해마다 모내기철에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면 얼음낚시 때 빠뜨린 끌이 마치 말뚝을 박아놓은 것처럼 저수지에 가득하다.
얼음낚시는 붕어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붕어를 찾아다니는 낚시. 1시간 이상 입질이 없다면 지체 말고 다른 구멍을 뚫어야 한다.
특히 수온의 변화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해가 뜨기 전에는 수심 4~5m의 골자리가 포인트이다. 붕어들이 수온의 변화가 적은 골자리에서 밤을 보내기 때문.
햇살이 퍼지면 미련없이 갈대나 부들이 있는 물가(수심 1m내외)로 옮긴다. 붕어는 수온상승이 가장 빠른 곳으로 몰린다.
한낮에는 다시 중심으로 이동해 물 속 수초지대(수심 3m내외)를 공략한다. 이미 그곳도 물이 따뜻해진데다 붕어가 숨기에 적당한 은폐물이 많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잠자리를 준비하는 붕어를 따라 골자리로 자리를 옮긴다.
평소 멀찌감치서 바라보던 찌를 눈앞에서 대하는 꾼들은 대부분 좋은 조황을 기대한다. 그러나 얼음낚시는 조황의 기복이 크고 빈탕이 많다.
조과가 없더라도 맑은 공기를 마신 것으로 만족하는 마음. 가장 중요한 준비물이다.
/권오현기자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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