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별ㆍ장르별 전시 폐지,관람객 참여를 전제로 한 대규모 퍼포먼스 도입, 전시장 자체를 독립작품화….내년 3월 29일~6월 29일 열리는 ‘2002 광주 비엔날레’는 기존 국내외 비엔날레와는 전혀 다른 성격이 될 것 같다.
성완경 예술감독은 비엔날레 D-100(19일)을 맞아 최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시 내용과 참여 작가, 진행 방법 등을 밝혔다.
‘멈춤, Pause, 止’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4회 광주 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은 상식적인 비엔날레 성격을 과감히 탈피했다는 것.
국가별ㆍ장르별 개별작품을 전시장에 걸어넣고 관람객의 일방적인 감상을 강요했던 기존 행사와는 달리, 전시장 자체를 거대한 전시작품으로 간주해 그 안에서 펼쳐지는 관람객의 모든 행위가 하나의 퍼포먼스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45개 참가국의 현지 미술관등 전시공간을 광주비엔날레관 1~4전시실에 그대로 옮겨 설치키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대형 천막이나 야외 카페 등의 모습을 한 각국의 전시공간을 통해 작품감상은 물론 각국의 건축과 삶의 문화까지 체험하도록 한 것이다.
광주 5ㆍ18 자유공원과 도심 철도 폐선 부지(광주 백운광장~남광주역사)에서 행사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개별 전시작 역시 특이하다. 덴마크 작가인 미셸 엘름그린과 잉가 드락셋이 출품할 작품이 대표적인 경우.
덴마크의 한 전시장을 부수고 남은 콘크리트 더미를 한국 전시장에 다시 설치함으로써 ‘미술 전시장’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광주의 한 슈퍼마켓에서 미혼 남녀 수백여 명이 참가하는 ‘데이트 시장’(미국작가 오토 버쳄)이라는 퍼포먼스도 마련된다.
한편 이번 비엔날레에 참가하는 한국작가는 김상길(사진) 박불똥(사진ㆍ영상) 성능경(퍼포먼스) 신학철(평면) 김소라ㆍ김홍석(설치) 등 70여 명, 외국작가는 130여 명이다.
성완경 감독은 “미술은액자에 담긴 작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미국 중심의 현대미술에서 벗어나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혀 새로운 형식의 비엔날레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김관명기자 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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