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 45번을 따라 경기 양평군을 지나다 북한강을 건너다보면 곳곳에 고층아파트와 러브호텔, 호화 레스토랑, 전원주택 등의 건설현장이 눈에 들어온다.산림을 깎아 시뻘건 토양을 그대로 드러낸 곳이 있는가 하면 높낮이가 다른 성냥갑같은 건물들이 강물위로 시커먼 형체를 드리우고 있기도 하다.
■망가지는 자연경관
경기도를 가로지르는 남한강과 북한강 수변구역이 ‘난개발’로 천혜의 자연경관이 망가지고 있다.
남ㆍ북한강 유역의 난개발 위험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경기 양평과 광주, 남양주 일부 지역이 내년부터 수변구역으로 지정되기에 앞서 러브호텔 등을 지으려는 건축업자들로 인해 마지막 남은 경관마저 무참히 훼손되고 있다.
수변구역이란 강 양쪽 500m 이내에 건축물을 세울경우 오수처리시설 기준을 강화해야 하는 지역.
일단 수변구역으로 지정되면 러브호텔이나 호화 레스토랑 등을 등을 건축하기가 이전보다 크게 힘들어진다.
경기개발연구원이 최근 펴낸 연구보고서 ‘경기도강변지역 경관관리방안’에 따르면 남ㆍ북한강 주변지역은 이미 개발이란 이름 아래 러브호텔과 레스토랑, 전원주택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서면서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됐다.
보고서는 조사 대상 지역이 국토이용관리법, 상수원보호구역 등에 의한 수변구역으로 지정돼 상수원 보호와 수질오염방지를 위해 특별 관리되고 있으나, 경관관리에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건축물의 입지기준이 환경오염배출기준에 한정됐기 때문이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획일적인 별장식 건축물도 문제
보고서는 또 현지 조사 결과 남한강과 북한강변은 물론 인근 계곡까지 동일한 형태의 별장식 건축물이 집단으로 들어서 너무 획일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식점의 경우 강변에 축대를 쌓아 강 반대편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조잡하고, 외부 공간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각 건물들이 부실한 하수처리로 인해 수질을 오염시킬 우려가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경기개발연구원 이성룡 책임연구원은 “환경오염측면에서만 규제를 해와 자연경관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면서 “경관훼손을 막기위해 단기적으로 중소규모 건축물에 대한 사전승인대상구역을 지정하고 중ㆍ장기적으로는 자연경관지구로 지정해 건축행위 제한기준 등 건축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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