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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弗=128엔 돌파…끝없는 엔低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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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弗=128엔 돌파…끝없는 엔低행진

입력
2001.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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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엔화 가치 추가 하락 용인 발언이 잇따르면서 엔화는 17일 도쿄시장에서 한 때 달러당 128엔을 돌파하는 등 엔ㆍ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하루히코 구로다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차관은 이날 “엔화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떨어지고 있다”며 엔화 약세가 바람직하다는 최근 일본 당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최근 급등세에 따른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엔ㆍ달러 환율이 연 말, 또는 내년 초에 130엔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상황 및 전망

엔화의 급락세는 이 달 초(7일) 일본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5%로 발표된 직후 시작됐다. 물론 이전에도 일본 경기 침체에 대한 장기적인 우려 때문에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졌지만 최근의 급락세는 미국의 ‘9ㆍ11 테러’ 직후 며칠간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던 것에 비하면 그 하락폭이 크다.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의 지표 및 실물경기가 일차적인 엔 하락 요인이지만 최근 미국의 조기 경기회복 전망도 엔저 기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수출을 통해 실물부문의 회복을 노리는 미국으로서는 엔저가 마냥 바람직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일본 문제를 감안해 미국도 엔저를 용인하는 분위기여서 연초에는 130엔까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 노무라 트러스트 & 뱅킹의 외환 매니저인 나가야 쇼고는 이날 “구로다 차관 등의 발언이 엔화 매도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말 엔ㆍ달러 환율이 130엔을 돌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영향

외환 당국은 원ㆍ엔의 절하 속도차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15일 이전까지는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세가 계속되면서 엔화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화의 ‘나홀로 강세’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이후 외국인의 순매도세 등에 따라 원ㆍ달러 환율의 동반상승이 이루어지면서 원ㆍ엔 재정환율은 1,010원대에서 조정양상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에 대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원화가치도 비슷한 속도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장 수출입 등 국내 실물에 영향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진단이다.

그러나 앞으로 재현될 가능성이 충분한 원화의 ‘나홀로 강세’가 문제다. 연말ㆍ연시를 거치며 증시의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매수세로 전환되고, 기업들이 추가 환율 상승을 노리며 달러화 수출대금을 풀면 시장 수급에 따라 원화가 ‘나홀로 강세’를 보일 우려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이 같은 구도 속에서 원ㆍ엔 환율이 1,000원 이하가 될 경우, 원화는 엔화의 지속적 약세 속에 반등하는 식이 돼 그동안 우려 수준에 그쳤던 수출업체의 환율 타격이 본격화할 것이 우려된다.

한은 관계자는 “원ㆍ엔 환율 1,000원을 고비로 인식하며 엔화의 추이를 보고 있다”며 “원화의 ‘나홀로 강세’ 재현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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