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부구청장인데 국장 계시냐”“지금 자리에 안계십니다”
“언제쯤 돌아오실 건가”
“잘 모르겠습니다”
“알았다”
서울시 한 자치구의 부구청장과 시 본청 모국장실 여비서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일상적인 직장상사와 여직원과의 대화 같지만 최근 시청에서는 이를 놓고 논쟁이 붙었다.
여비서가 인터넷사이트에 통화내역과 함께 “직장상사라하더라도 얼굴 한번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반말로 계속 하대할 수 있느냐”는 취지로 글을 띄웠기 때문.
순식간에 의견이 폭주했다.
“상소리를 한 것도 아닌데 인터넷에까지 글을 띄운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질책성 의견도 있었지만, “부하직원을 그렇게 대하는 상사는 혼이 나야 한다” “민원전화는 친절하게 받으라고 지시하면서 정작 간부들은 왜 교양없이 전화를 하느냐” 는 등 여비서를 두둔하는 쪽이 주류를 이뤘다.
공무원직장협의회도 부구청장의 실명을 공개하라며 여비서편에 섰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해당 부구청장이 전화를 걸어 간곡히 사과를 했고, 여비서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
잠깐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시청 직원들의 전화예절이 한층 깍듯해졌다. 부하직원을 함부로 대했다가 큰일 나는 게 요즘 시청이다.
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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