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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낯 두꺼운 수가인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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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낯 두꺼운 수가인상 요구

입력
2001.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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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건강보험 의료수가 인상을 둘러싸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계, 정부 3자의 입장이 제 각각이어서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예상된다.건강보험공단측은 최근 서울대 경영연구소의원가 분석 자료를 근거로 현행 의료수가가 원가보다 8.6% 높게 책정됐으므로 그만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반해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등 의료인 대표로 구성된 요양급여비용협의회는 물가인상 요인 등을 이유로 20.2% 인상을 요구키로 결정했다.

이런 상반된 움직임에 대해 정부는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할 방침을 세우고 있어 내년도 수가결정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의료수가를 둘러싼 갈등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 속에는 의료인들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자리하고 있다.

의약분업을 하면 의사들이 다 굶게 되거나, 병원마다 문을 닫을 처지인 것처럼 1년간 계속한 폐업 파업투쟁 때문이다.

그들을 달래기 위한 정부의 조치는 여러 차례의 수가 인상이었다. 그 결과는 개업붐과 동네병원 대형화로 이어졌다.

동네병원의 수입이 늘어나자 종합병원 '월급의사'들의 이직이 크게 늘어 대학병원마다 나갈 사람 붙잡기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의료계 밖에서도 다 아는 일이다.

그렇게 나온 의사들이 모여 전문화 대형화한 동내병원을 차리는 유행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지난 10월 동네병원 한곳의 진료비 수입이 평균 3,086만원으로, 의약분업 이전에 비해 602만원(24.2%)이나 늘었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가 그 배경을 설명해 준다.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의료수가 원가분석 자료에 따르면 의원급 수가는 원가에 비해 23.1%, 병원급은 15.4%나 많고, 전체적으로는 8.6% 높은 것으로 돼 있다.

지난 1월 의료수가를 올리면서 "그래도 진료원가의 90%에 불과하다"던 정부의 계산법과 너무 다른 결과다.

보험재정 파탄으로 은행에서 차입해 공단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사정은 의료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보험이야 어찌 되건 돈이나 더 벌고 보자는 생각이 아니라면, 무리한 수가인상요구는 당연히 철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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