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근로자에게 주는 스톡옵션 비과세 혜택이 외국기업 근로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조사를 위해 정부기관에 제출하는 자료는 번역은 물론, 공증까지 해야 한다” “로고 색깔도 정부규제로 바꿔야 한다.”97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투자가 국가적 과제로 부각됨에 따라 국내 진출 외국기업에 대한 각종 우대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나 외국 기업들은 여전히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일보와 한국외국기업협회가 16일 외국기업의 날(18일)을 앞두고 협회회원사(1,000여 곳)를 대상으로 투자 및 경영환경에 대한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각종 불만과 호소가 쏟아졌다.
외국기업 종사자들이 특히 불만을 갖고 있는 분야는 해외 모(母)기업으로부터 받는 스톡옵션에 대한 과세문제. 현재 국내 기업은 근로자가 받은 스톡옵션의 경우 일정요건이 갖춰질 경우 스톡옵션 행사 시 발생하는 이익에서 연간 3,000만원까지는 비과세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투자법인(외국법인 국내지사 포함)의 근로자가 해외 모기업으로부터 받은 스톡옵션에 대해선 무조건 과세, 현안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임원들은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 근무지로 전출될 때까지 주식매각을 연기하는 등 결과적으로 국내 세수 감소만을 초래한다는 게 외국기업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세계적으로 회사 로고와 브랜드 이미지를 적색으로 통일해 사용하는 미국의 C사는 “적색류의 옥외광고 표출면적은 전체 면적의 2분의 1 이내여야 한다’ 는 광고물 규정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이 회사는 “운전자 시야방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하지만 선진국 어디에서도 옥외광고에 대한 색상규제는 없다”고 하소연 했다. 또 외국 기업들이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기관의 조사를 받기 위해서는 모든 영문자료에 대한 번역 및 공증을 해야 한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외국 기업들은 특히 국내의 경직된 노동시장에 불만을 표시했는데 한 외국기업 CEO는 “근로자 해고 요건이 까다로워 근로자를 채용할 때 해외에서는 한번만 검토해도 될 것을 10번을 검토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손영석(孫永碩)한국외국협회장 겸 텍사스 인스투루먼트 사장은 “기업활동에 대한 각종 규제, 경직된 노사관계, 비합리적인 세제 등 기업경영환경 면에서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관행과 제도를 시급히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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