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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탐방 / 서울대 응용화학부 현택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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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탐방 / 서울대 응용화학부 현택환 교수

입력
2001.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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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연구소와 과학자들이 각축을 벌이는 ‘레이스’(race)가 있다.바로 테라비트급 메모리 개발이다. 이미 상용화돼 있는 기가급 메모리보다 1,000배 이상의 저장공간을 자랑하는 꿈의 메모리다.

최근 과학기술부 주관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한 현택환(37) 서울대 응용화학부 교수는 이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달리는 연구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10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균일한 산화철 나노입자를 만들어내 14일자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하이라이트에 실렸을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탁구공과 당구공을 한꺼번에 쌓는다면 공간효율성이 떨어집니다. 마찬가지로 나노입자도 같은 크기의 입자로 만들어야 작은 공간에 많이 집적할 수 있습니다.”

균일한 크기의 나노입자를 한꺼번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었다.

지난해에도 두께 2나노미터, 길이 10~40나노미터 크기의 세계 최소 막대자석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그의 실험실에 늘어선 작은 병 속에는 화학약품 대신 ‘액체자석’이 들어 있다.

“산화철 나노입자를 용액에 넣은 것입니다.” 작은 자석을 갖다 대자 거짓말처럼 액체가 자석을 따라 춤을 춘다.

물론 이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바로 컴퓨터 하드디스크 메모리를 만들 수있는 것은 아니다.

“테라급 메모리 개발만큼 여러 분야 과학자들의 협력이 절실한 분야도 없습니다. 나노입자에 정보를 쓰고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물리ㆍ재료ㆍ전기분야 과학자들의 몫이지요.”

하지만 배터리나 연료전지의 촉매로 작용해 효율성을 크게 높여주는 나노 세공(細孔) 실리카 물질을 개발한 것은 상용화를 바로 기대할 수 있다.

현 교수는 이 물질을 토대로 95% 이상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배터리 재료의 국산화에 도전하고 있다.

“순수화학을 전공했지만 갈수록 세상에 도움이 될 만한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어집니다.” 그를 여기까지 이끌어온 원동력이다.

/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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