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좋지 않을 때는 저절로 이마부터 짚어 보게 된다. 열이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적신호로 인식되기 때문일 것이다.사람들은 일단 열이 나면 해열부터 하려고 드는데, 이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발열은 우리 몸 안에서 진행되는 정상적인 방어 기전의 하나이다. 단순한 바이러스성 감염이 아닐 수도 있으므로 해열 노력보다는 원인을 확실하게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발열은 건강의 적신호
체온은 몸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이며, 체온이 38도가 넘어서는 경우를 발열이라고 한다.
성인의정상 체온은 35.8~37.2도이지만 시간별로 조금씩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체온은 오전 6시경에 가장 낮고 오후 4~6시경에 가장 높다.
따라서 혀 밑의 온도를 재어 오전에는 37.2도 이상, 오후에는 37.7도 이상이면 열이 있다고 한다. 여성의 경우 배란기에는 체온이 0.6도 정도 상승한다. 이밖에도 임신이나 식사 여부, 나이, 계절 등에 의해서 체온이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
열이 나는 원인으로는 감기, 폐렴, 급성편도선염 등을 유발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이나 화상, 심근경색ㆍ뇌질환 같은 조직 손상,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면역 장애 질환, 심한 근육손상을 동반한 외상, 화상, 악성 종양, 통풍,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이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약물 복용으로 인해 체온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과로나 과음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열이 나타나기도 한다.
■감기의 다른 원인 의심을
대부분의 발열은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대개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3일 정도 후에는 자연적으로 열이 떨어진다.
만약 사흘이 지나도 열이 내리지 않으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 봐야 한다.
따라서 체온이 38.9도 이상이거나 열이 나흘 이상 지속될때, 오한이 심할 때는 감기가 아닌 심한 열병이거나 다른 병으로 인한 발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열과 함께 누렇거나 검붉은 가래가 나오고 숨이 차면 만성기관지염이나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옆구리가 아프면서 열이 오르면 신장염, 하루에 6차례 이상 설사를 하거나 설사와 함께 피가 나오면 이질이나 콜레라일 가능성이 있다.
아이들이 발열과 함께 두통을 호소하고 토하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헛소리를 할 경우에는 뇌막염이나 뇌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진료를 받는 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부루펜) 같은 해열제를 복용하면 된다.
이런 약품들은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이 가능한 일반의약품이라 정해진 용량만 지킨다면 별 문제가 없다.
해열제를 쓰지 않고 열을 조절하려면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온 몸을 닦아준다.
이 방법은 성인보다 아기에게 효과적이다. 강남미즈메디병원 가정의학과 김성수 과장은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주면 피부 혈관이 늘어나 열이 발산될 뿐만 아니라 물이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 가므로 체온 조절에 매우 효과적”이라며 “찬물은 오히려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열과 함께 희고 맑은 콧물이 나올 때, 코가 막히는 듯하면서 목이 아프고 마른 기침이 나올 때, 설사를 하루 3회 이하일 때는 굳이 병원 치료까지는 받지 않아도 된다.
열이 있을 때는 과로를 피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또 열이 나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입맛이 없어도 죽이나 미음 정도는 반드시 먹도록 한다.
●열이 날때 응급 조치 요령
1. 겨드랑이의 땀을 잘 닦고 10~15분 마다 체온을 잰다.
2. 체온이 38.9도 이상일 때는 해열제를 1~2알 복용한다.
3. 몸의 열이 잘 내리지 않으면 미지근한 물로 팔과 다리, 겨드랑이, 등을 문질러 닦는다. 이 때알코올이나 얼음물은 사용하지 않는다.
4. 옷이나 담요를 너무 덥게 싸주지 않는다.
5. 방안 환기를 하고 습도가 너무 높지 않도록 조절한다.
6. 물이나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게 한다.
/권대익기자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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