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회원국 확대와 실질적 통합을 위한 제도개혁과 함께 국제무대에서EU 깃발하에 군사활동을 펼치기로해 ‘국가 통합’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15일까지 이틀간 벨기에 라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15개 회원국들은 ‘EU 헌법회의’창설과 아프가니스탄 평화유지군 파견 등에 대해 합의를 도출, 1월부터 시행되는 유로화 통용과 함께 EU역사에 중대한 전기를 마련했다.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은 동구권 등 10개 신규 회원국 가입일정과 EU 확대의청사진을 담은 ‘라켄선언’을 채택하고 이를 논의할 기구로 ‘EU 헌법회의’를 설치했다.
특히 내년 3월부터 활동할 헌법회의는오는 2003년까지 유럽 의회의 기능과 구성방식등 실질적인 논의를 주도함으로써 EU의 진로를 결정하는 조타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회의의장으로는 유럽통합론자인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프랑스 전대통령이 선임됐다.
아프간 평화유지군 파견도 회원국간 이견을 무릅쓰고 3,000~4,000명을 파병키로합의함으로써 EU의 이름으로 처음 군사활동을 벌일 수 있는 길을 텄다. 이는 향후 국제무대에서 EU군대의 활동방향 등을 시사할 것으로 보이지만영국은 유엔 다국적군의 일환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으로 일관, 귀추가 주목된다.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15개 회원국이 EU군대를 아프간에 파병한다는루이 미셸 벨기에 외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아프간을 위한 국제 안보지원군파견에 대해 도덕적으로 지지했을 뿐”이라고지적했다. 아프간 평화유지군의 임무와 활동내용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내주 초 발표될 예정이다.
또 신속대응군 창설을 둘러싼 회원국들간의 대립, 영국의 유로화 가입 시점을 둘러싼논쟁 등은 유럽의 정체성에 대한 견해차이들과 함께 여전히 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2003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중인신속대응군 문제에 대해서는 터키와 그리스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차질을 빚게 됐다. EU는 최근 신속대응군의 터키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지사용에 대해 터키와 합의했으나 그리스는 자국안보를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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