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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악화 탈출구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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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악화 탈출구 안보인다

입력
2001.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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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고급실업자 양성소가 된 것 같다.” “총장에서 일선직원까지 발벗고 뛰어도 졸업예정자를 취업시키기가 낙타바늘 구멍처럼 어렵다.”지난 11일 서울 삼청동 교원징계재심위원회 대강당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주최로 열린전국 대학총장회의에서 대학총장들은 이구동성으로 대졸자 취업난을 하소연했다.

20대 청년실업 문제가 우리사회의 최대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대학졸업자의 취업문이극도로 좁아지면서, 취업박람회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웬만한 직장이라면 수명 모집에 수십배, 수백배의 지원자가 구름처럼 몰리는 ‘취업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대졸취업희망자(전문대포함)는 45여만명으로 이들에게 허용된 일자리는고작 6만여개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宋泰政) 연구위원은 14일 “20대의 취업대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대졸자증가율이 1%미만으로 둔화하는 2007년까지 심화할 것”이라며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면서 교육제도를 통해 고학력자의 질적ㆍ양적 수급불일치를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닫힌 취업문

환란이후 20대의 취업문이 극도로 좁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실업률은 지난 10월에 비해 0.1%포인트 늘어난 3.2%를 기록한반면, 20대의 실업률은 7.1%로 전월에 비해 0.8%포인트나 늘어났다.

10대와 50대 등 다른 연령층에선 실업률이 하락한 것에 비해 대졸자등 20대의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2배 이상 달해 고학력 청년층의 고용사정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청년실업이 심해진 것은 수출부진, 투자감소 등 경기침체외에 환란이후 채용관행의 변화가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재교육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신입사원보다는 ‘실전’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공채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수시채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구조측면에서 청년실업은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자녀들인 베이비붐 에코(echo)세대(79~86년생)가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환란 직후인 98년은 베이비붐 에코세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인력들이 일자리를 찾기 시작하면서 청년실업률이 급증했다.

특히 베이비붐 에코세대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시작한 98년이후 대학진학률이 종전의 50%대에서 64%대(재수생포함시 84%)로 급격히 올라간 것도 취업난을 가중시켰다.

또 기업에 필요한 이공계인력은 97년 44.4%를 정점으로 올해 41%까지 하락한 반면, 인문사회계는 39.5%에서 41.4%로 높아지면서 전공별 수급불일치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부실한 실업대책

정부의 청년실업대책은 임시 미봉책이란 평가가 많다. 정부는 예산지원을 바탕으로 인턴제 확대, 중소기업현장 체험활동(中活) 등을 확대하고 있지만, 예산이 끊길 경우 자리유지가 어렵다는 점에서 언발에 오줌누기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최경수(崔慶洙) 연구위원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한 새로운 고용기회 창출과 함께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병행하지 않을 경우 취업난은 경기상황에 따라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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