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정상들은 14일 벨기에 라켄에서 연례 정상회담을 열어 EU 회원국 모두가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될 다국적군에 참가하기로합의했다. EU가 만장일치로 다국적군을 창설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처음이다.루이 미셸 벨기에 외무장관은 이날 첫 회의를 마친 뒤 “EU가 만장 일치로 다국적군을 구성하기로 했다”며 “이 결정은 유럽의안보 및 국방 정책에도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EU 정상들은 영국군이 아프간 수도 카불과주변에 배치될 다국적군을 주도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미셸 장관은 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이스라엘이 중동 폭력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해야 할 유일한 파트너”라고 말해 이스라엘의 아라파트 배제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신속 대응군 조기 출범과 범 유럽 체포 영장 도입 등도 논의하고 있지만 일부 회원국의 이견으로 합의에 다소 난항이 예상된다.
정상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별개로 역내 안보를 강화하고 다국적 평화유지활동에 적극 참가하기 위해 구상된 신속대응군의 병참 및 장비 문제 등 미해결 과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2004년까지 발효를 목표로 한 범 유럽 체포 영장은 테러리즘과 돈세탁, 아동포르노 등 32개 범죄에 대해 범인 인도 절차를 손쉽게 한다는 내용이 초점이다. 하지만 원칙 합의에도 불구, 영장 도입을 위해서는 일부 국가의헌법 개정이 불가피해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
정상들은 EU 확대 준비를 위한 대대적인 기구와 제도 개혁의 구체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 도입될 유로권 12개국 단일 화폐인 유로화에 대한 각국의 준비 상황을 검토하고 미국의 일방적인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탈퇴 발표에 대한 입장도 천명할예정이다.
한편 유럽중앙은행(BCB)은 13일 테러 사태 등의 영향으로 유로화 가입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했던 2.1~3.1%에서 0.7~1.7%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2003년에는 성장률이 최대 3.0%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ECB는 전망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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