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올해가 저물어 간다. 지난 1년을 되돌아 보면 참으로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그때마다 국민들은 즐거워하거나, 몹시 실망하면서 속이 상하고는 했다. 경제에 국한하면 무엇이 사람들의 머리 속에 깊이 새겨져 있을까.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하고, 대형 사건이 꼬리를 물다 보니 어느 한 가지를 꼬집어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영 전문지인 월간 현대경영이 산ㆍ학ㆍ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봤다.
그 결과 올해 국내 경제계를 가장 빛낸 베스트 이슈에는 대우자동차 GM 매각이, 가장 기억하기 싫은 워스트 이슈에는 미국 테러 사태와 세계 경제 침체가 각각 선정됐다.
올해 한국 경영의 호재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차관 조기 상환,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국민ㆍ주택은행 합병, 동아시아 한류 열풍 등이 꼽혔다.
반대로 악재로는 반도체 가격 하락 및 수출 둔화, 항공 안전 2등급파문, 하이닉스반도체 등 부실 기업 처리 지연 등이 거론됐다. 호재보다는 악재가 훨씬 더 메가톤급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올해 경제정책 베스트 3, 워스트 7을 선정했다.
잘한 정책으로는 외환 보유고 확충, 자금시장 안정화 정책, 세금 감면 정책 등에 불과했다.
이에비해 잘못된 정책은 의약분업과 새만금 간척 등 정치 논리에 입각한 정책, 금융 구조조정 지연, 정부 주도형 기업 구조조정 등 7개에 달했다.
재계와정부 간의 갈등과 대립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했던 시기라고는 하지만, 잘못된 정책이 잘한 것의 2배를 넘었다.
■경제적 고통지수라는 것이 있다. 특정 시점에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을 더해 지수화한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적 고통지수는 올해 8.0에서 다소 떨어진 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인 8.5보다는 낮지만 아시아개발도상국 평균치 6.1에 비해서는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말이면 가져보는 뻔한 바람이지만, 내년에는 좋은 경제정책과 호재가 가득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정부가 전망하고 있는 조기 경기회복이 '정확하게' 적중했으면 한다.
이상호 논설위원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