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옥(辛光玉) 법무부 차관은 14일 사표를 제출한 뒤 “있지도 않은 이런 일이 빚어져 내 이름으로 사회가 혼란하니 큰일났다”고 밝히는 등 불만을 드러냈다.이날 오전 8시 50분께 정부 과천청사에 출근한 뒤 외부와 접촉을 끊은 신 차관은 최경원(崔慶元) 법무부 장관이 광화문 중앙청사 회의에서 돌아온 11시 40분께 최 장관에게 직접 사표를 냈다.
사표를 제출하고 나온 신 차관은 이후 낮 12시 30분께 청사를 떠나면서도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 차관은 “최택곤씨가 13일 밤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다음은 내가 조사를 받을 차례”라며 “어젯밤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직 차관을 후배 검사들이 조사하기는 부담스러운 만큼 거칠 것 없는 조사를 위해 자연인 신분을 택했다”며 “검찰에서 부른다면 자진출두해 정정당당하게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승현씨를 만났느냐’, ‘1억원 수뢰설 의혹 발단에 음모론이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 때 밝히겠다”며 말을 회피했다.
이로써 신 차관은 지난 9월 11일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지 3개월여 만에 사직하게 됐다.
신 차관의 사퇴를 예견했던 법무부도 이날 하루종일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1억원 수뢰설이 터져나와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신 차관으로서 사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도 “차관으로 계시던 분에게 이런 일이 생기니 착찹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찰 조사 결과 수뢰나 부정 행위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진다면 누가 책임지냐”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법무부 일각에서는 “그의 평소 몸가짐으로 보아 돈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다른 어떤 부분이 검찰 조사에서 불거져 나올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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