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9ㆍ11 테러 용의자로미국에서 기소된 모로코계 프랑스인 자카리아스 무사위(33)의 사형에 반대하면서 그의 재판을 돕겠다고 나섰다.프랑스의 이 같은 방침은 아무리 테러용의자라도자국민이면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 그리고 사형제도를 반대하고 있는 국내법에 따른 것이다.
마릴리즈 르브랑쉬 프랑스 법무부 장관은12일 “무사위에 대한 수사 내용을 존중하지만 사형은 결코 받아들 수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무사위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비엔나협약에 따른 영사의 조력을 받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남부 나르본에 살고 있는 무사위의 어머니 아이샤도 “아들로부터 수사당국이 증거를조작하고 거짓 증인을 내세웠다는 편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움직임이재판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프랑스는 사형제를 폐지했고, 범법자라도 사형을 선고 받을 가능성이 있으면 자국민을 인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무사위는 미국에서 이미 체포돼 구속 중이며, 프랑스 영사의 도움마저 거절했다. 특히 그는 피랍된 4대의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한 ‘20번째’의용의자로 지목돼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존 애쉬크로프트 미 법무부 장관이 이날 런던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한 유럽국가들의 입장을 감안해 용의자를 미국에 인도할 경우 사안별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무사위가 극형을 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없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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