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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 우리말 알면 이땅에서 덜 불행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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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 우리말 알면 이땅에서 덜 불행해질 것"

입력
2001.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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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한국어교실 최서연 교무공학박사 출신의 여성 성직자인 원불교 최서연(43) 교무는 최근 작지만 의미있는 공간을 마련해 행복하다.

스리랑카 노동자를 위해 시작한 한국어 교실이 원불교 서울 외국인센터로 발전해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본격적인 봉사에 힘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가 한국어교실을 처음 연 것은 지난해 3월.

1999년 12월 교무로 임명된 그는 원불교 스리랑카 개척 교당의 교무로 내정돼 준비 중에 스리랑카 노동자들을 만나게 됐다.

그 때 느낀 것이 이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우리말을 알면 이 땅에서 훨씬 덜 불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일을 벌였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 원불교 경기 파주교당 소유의 헌 집에서 한국어교실을 시작했다.

한국어교실은 1기 당 15주 코스로 3기까지 모두 35명을 배출했다. 현재4기 수강생이 배우고 있는데 최종 시험을 통과해 졸업한 사람은 6명에 불과할 정도로 학사관리가 엄격하다.

졸업생들은 유창한 한국어로 이국 땅의 어려운 동포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리랑카 개척 교당 교무 직분이 무산된 후에도 그는 곧바로 경기 의정부로 장소를 바꿔 한국어교실을 계속했다.

이 같은 노력이 알려져 한국어교실은 교단 차원의 외국인센터로 발전한 것이다.

외국인센터 발족 때도 어려움은 있었다. 공간이 문제였다. 최 교무는 고민하다 가톨릭 신자인 어머니(65)에게 부탁했다.

어머니는 딸의 선행을 돕기 위해 3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이 손수 지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352의46 2층 집을 외국인센터로 양보했다.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난 최 교무는 공부밖에 모르던 모범생이었다. 장학생으로 아주대 화학공학과에 진학한 그는 미국 리하이대에서 석사, 포항공대에서 공학박사를 받은 재원이었다.

그러나 대학 때부터 불교에 심취했던 그는 우연히 원불교 경전을 보고 89년 원불교에 입교했다. “원불교에 입교하는 것이 불교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 때문에 결단할 수 있었습니다.”

최 교무는 “말을 가르치는 것은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한국어교실을 시작했다”며 “외국인센터가 이 땅의 모든 외국인 노동자에게 위안과 힘을 주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02)699-9943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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