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환 지음ㆍ현암사 발행, 9,500원제노믹스(zenomics)란? 선(禪)을 뜻하는 영어 단어 젠(zen)과 경제학을 의미하는 이코노믹스(economics)의 합성어이다.
20여년 째 선 수행을 계속해온 김원환(43)씨가 선문답과 동양 고사를 경영 리더십과 접목시킨 ‘제노믹스’를 펴냈다.
선가(禪家)의 고승들이 인재 평가와 제자 양성을 위해 적용해온 노하우가 현대 기업 경영의 비법이 된 것이다.
경영자는 조직과 사회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알아봐야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먼저 자기 자신을 파악하고, 타고난 기질과 드러난 인격을 보는 등 관인법(觀人法)을 터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간부급 이상의 지도자 교육에 초점을 맞춰 조직의 제갈량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하고, 인간의 속마음을 꿰뚫고 읽음으로써 최고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풍성한 동양 고사를 사례로 끌어내지만 ‘이럴때는 이렇게’ ‘저럴때는 저렇게’라는 식의 모범 답안을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독자 스스로 경영 방법을 터득하라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제(齊)나라 민왕은 목에 혹이 흉하게 난 추녀인 숙류녀를 왕비로 간택했다고 한다. 교외로 사냥하러 나갔는데 한눈을 팔지 않고 일하는 숙류녀에게 “왜 잠자코 일만 하느냐”고 묻자, “뽕밭에서 뽕을 따라고만 했지 임금님을 뵈러 가라고 하지는 않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목의 혹이 보기 좋지 않다”고 하자 “부덕을 기르는 게 중요하지 용무는 큰 문제가 안된다”고 답했다.
“궁궐로 가자”고 하니 “부모님 허락 없이 임금님을 따라간다면 음탕한 여인이 되는 것”이라며 거절했다.
민왕은 절차를 갖춰 숙류녀를 왕비로 맞이했다고 한다. 옛 이야기는 경영자가 숨어 있는 성실한 인재를 가려내는 혜안을 가져야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벤처업계에서의 성공률은 1%도 채 안된다고 한다. 저자는 그러나 선에서 화두를 풀어 성공할 확률은 0.001%도 안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벤처 중의 벤처는 선문의 화두도전”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화두를 풀기 위한 경영인의 자세는 ‘첫 마음을 잊지 않기’ ‘가리지 않고 친절하게 대하기’ ‘과거에 집착하지 않기’ ‘인연에 따르기’ 등 이라고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라지만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0.001%의 확률이라고 하는 게 아닐까.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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