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들 주세요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ㆍ사계절 발행, 7,000원)언어 기호에서 형식인 음성과 내용인 의미 사이에는 아무런 필연성이 없다.
이것을 언어의 ‘자의성’이라고 한다. 뉴햄프셔주의 링컨초등학교 5학년 학생인 닉 앨런이 이 자의성을 새롭게 써먹어 봤다.
닉은 ‘프린들’이라는 말을 만들어서 ‘펜’이라는 단어 대신 사용하기로 했다.
금빛 볼펜을 주워서 친구에게 주면서 “자, 프린들”이라고 말한 게 전국을 뒤흔든 ‘프린들 사건’의 시작이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즐거운 실험을 좋아할 리 없다.
교장선생님은 ‘프린들이라는 말을 쓰면 벌을주겠다’는 경고문을 붙이고, 완고한 그레인저 선생님은방과 후에 남아서 반성문을 쓰게 한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새 낱말을 쓰고 싶어한다. 소문이 퍼져서 신문에 실리고 TV에 나오게 됐다. 오하이오주,캘리포니아주, 뉴욕주의 아이들도 프린들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프린들 티셔츠와 프린들 연필이 불티나게 팔렸다. 프린들 상표권을 판 닉의 가족은 부자가 됐다.
‘펜’이라는 말은 ‘학교와 마을과 국가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자고 약속한 것’이다.
“사전에 나오는 말은 바로 ‘우리’가 만드는 것”이라는 그레인저 선생님의 가르침에 꼬마 닉은 “내가 만든 새로운 말을 쓰기로 다시 약속하겠다”면서 대담한 시도를 벌인다.
완고한 선생님은 엄하게 혼을 내지만 창의력이 풍부한 아이는 기죽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써먹는다.
엄마도 아빠도 북돋아주고, 화제를 찾아다니는 언론도 아이를 부추긴다. 10년 뒤 프린들이라는 말은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됐다.
또 그레인저 선생님이 “총명한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운 생각을 받아들여 세상 속에서 실험하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프린들과 맞서 싸우는 악역을 자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닉 앨런과 그레인저 선생님 중 ‘프린들 전쟁’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장현실 그림ㆍ보리 발행ㆍ6,500원)
오늘 열다섯 살의 중학생은 어떻게 살아갈까.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장현실 그림ㆍ보리 발행ㆍ6,500원)은 34명의 중학생이 지금껏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을 모은 것이다.
학교에서는 남을 업신여기는 친구 때문에, 집에서는 동생을 못살게 구는 형 때문에 속상하다.
엄마가 가출해 대신 가사를 도맡은 할머니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그들은 바르게 살아가려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빨리 학교를 마치고 취직을 해서 엄마를 편하게 모셔야겠다는 친구, 급우가 공책 필기를 해준 것에 고마워하는 친구… 제몫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노빈손 에버랜드에 가다(박경수글, 이우일 그림ㆍ뜨인돌 발행ㆍ7,900원) 노빈손이 여자친구 말숙이와 함께 놀이공원에 갔다.
놀이공원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이면서,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온 과학의 열매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야외학습장이기도 하다.
롤러코스터는 어떻게 연료도 없이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는지, 공중에서 거꾸로 도는 열차는 왜 떨어지지 않는지, 바이킹을 탔을 때 가슴이 울렁거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노빈손 시리즈 최신작 ‘노빈손 에버랜드에 가다’(박경수글, 이우일 그림ㆍ뜨인돌 발행ㆍ7,900원)는 놀이공원에서 과학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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