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은 가요계에서 가장 연예인답지 않은 연예인으로 꼽힌다. 튀지 않는 외모, 드문 방송 출연, 그리고 조용한 성격 탓이다.화려한 옷과 화장으로 가능한한 자주 TV에 나와 최대한의 끼를 발휘하려는 가수들에 익숙한 대중에게는 낯설기조차 하다.
그런데도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은근히 많다. 연예인으로는 드물게 안티사이트가 거의 없다.
‘I Believe’가 수록된 데뷔 음반과 ‘Never Again’을 타이틀 곡으로 한 2집 모두 20만장 가까이 팔렸다.
비결이 무엇일까. 3집 ‘Made In Winter’를 발표한 그를 만나 물어 보았다.
“아무래도 노래 때문이겠지요. 이수영이라는 가수보다 제가 하는 노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어 자기 노래에 대한 분석도 덧붙였다. “제 노래는 기본적으로 발라드이지만 매번 다양한 음악적요소가 섞여 있어요. 친숙하면서도 참신한 노래들이지요.”
이번 음반 타이틀 곡인 ‘그리고 사랑해’(MGR 작곡, 양재선 작사)도 발라드에 포크 록과 일본 J 팝의 요소를 가미했다.
이전 곡들에 비하면 훨씬 강렬하다. 동양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현(鉉)은 여전하지만 그 앞으로 기타가 불쑥 튀어나와 있고, 애절한 느낌을 주었던 이수영의 목소리도 제법 투박하게 바뀌었다.
대신 악기는 간소화하고 보컬 톤은 담담해졌다. “새로운 스타일이라 부르는데 꽤 애를 먹었다”는 설명과는 달리 능숙한 보컬이다.
개인적으로는 잔잔하게 시작해 절규처럼 이어지는 ‘차라리’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직접 노랫말로 쓴 ‘아니기를’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한다.
뮤직비디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일까. 이수영의 성공에는 벙어리 소녀의 슬픈 사랑을 그린 ‘I Believe’와 신현준과 홍콩배우 중리티가 출연했던 ‘Never Again’의 드라마식 뮤직비디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에도 일본에서 김석훈과 홍콩 배우 이가흔을 주연으로 35㎜㎜영화 필름을 사용해 대작을 찍었다.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다.
“뮤직 비디오가 제 노래를 알리기 위한 기획인 것은 분명하지만, 노래와는 별도의 영역이라고도 생각해요. 중요한 건 둘 사이의 접점이 아닐까요.”
방송 출연을 자제하고 콘서트로 대중을 만나려는 그로서는 뮤직 비디오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이번에는 한가지가 더 있다.
홍콩 스타 재키 챈(성룡)의 앨범에 들어갈 듀엣곡을 부르는 것. 20일 내한하는 재키와 이틀 동안 녹음및 뮤직비디오 촬영을 한다.
국내에서는 물론 홍콩에서 리메이크로 얻은 인기를 확실하게 다지려는 전략이다.
물론 그는 “제가 가지고 있는 보따리에서 하나씩 무언가를 꺼내 놓는 중일 뿐”이라고 말한다. 대단한 욕심쟁이가 분명하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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