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11일 올 들어 11번째로 연방기금(FF) 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한 것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볼 수 있다.미국은 경기 침체기였던 1991년에도10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했으나 당시 인하 폭이 3% 포인트(7%→4%)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역사상 처음으로 11차례에 걸쳐 4.75%포인트(6.5%→1.75%)나 금리를 인하한 것은 경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특히 11월 실업률이 6년 만에 최고치인5.7%로 치솟아 추가 금리 인하가 이미 예고된 상태였다. FRB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요 둔화세가 완화되고 있으나 이는 예비적이고 임시적인현상으로 앞으로 경제 약세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내년 1월 29~30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추가로인하할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 경제에 대해 전문가들은낙관과 비관론을 동시에 전망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미국 경제가 내년 1ㆍ4분기에 바닥을 친 뒤 2ㆍ4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메릴 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테인버그는 “금리 인하 조치로 경제가 서서히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11일 경제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소비지출 추세에 비춰볼 때 올 4ㆍ4분기에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가 아니라 1%로 성장할 것”이라고보도했다.
하지만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11월의 소매 매출이 7.1%로 급등한 것은 자동차 무이자 할부판매 등 일시적 현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이를 경기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분석이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 소비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지난 주 소매 매출이 1.7%로 다시 떨어졌다. 소비자 신뢰지수도 10월에 이어11월 82.2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더구나 대 테러 전쟁이 확대되거나 장기화하고 추가 테러가 발생하면 소비 및 투자심리가 위축돼회복은 상당기간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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