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의 외환위기는 가뜩이나 불황에 시달리던 건설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자금력이 모자란중소업체들은 물론이고 대우건설, 동아건설, 현대건설 등 업계 상위권의 내로라하는 업체들마저 잇따라 쓰러지거나 휘청거렸다.지난 해까지도 바닥 찾기에 바빴던 증시의 건설주들은 올 들어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건설경기 활성화를통해 경제의 숨통을 틔우려는 정부의 의지가 각종 정책으로 쏟아졌고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자금부담 완화도 한 몫을 했다. 이 과정에서 LG건설이 새로운업종 대표주로 등장했다.
■실적 호전과 정부정책 긍정적
LG건설은 올 예상 매출액과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3조1,000억원, 1,400억원을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작년 말 대비 주가상승률 181%(4,800원→1만3,500원)에 비하면 실적증가세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러나LG건설은 지난해 건설경기 위축 속에서도 2조7,07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30%나 증가하는 등 최근 호전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반적인건설주 약세에 지난해 하반기에는 그룹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그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을 뿐이다.
올 상반기 양도세 면제 등 각종 건설경기 부양 정책과 저금리 기조가 건설주들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면서LG건설 주가도 시동을 걸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업계 상위지만 대표주 자리에는 역부족이고 삼성물산은 건설주로 보기 어려운 터라 대림산업과더불어 업종 대표주에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대우증권 박용완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출자전환, 현대산업개발 I-타워 매각 등에 따라 업계 전반에리스크가 크게 감소했다”며 “LG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꾸준한 재무구조 개선, 주택시장 인지도 상승 등이 업종 대표주로 부각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말했다. 대신증권 한태욱 수석연구원은 LG건설의 장점으로 ▦수익성이 뛰어나고 ▦상장 건설사 중 회사채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점 등을 추가했다.
■건설주는 정책 민감주
건설업종은 정부 정책과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 때문에 업종 전망은 쉽지 않다. 경제회복이 가시화하면서과열 우려가 제기되면 정부가 건설경기를 누를 수도 있다. 다만 내년 정도까지는 부양정책이 건설주 움직임을 받쳐줄 가능성이 높다. 한태욱 연구원은“LG나 대림은 사업구조가 잘 갖춰져 정책 변화에 따라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LG건설 6개월 목표주가로 1만7,200원을 제시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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