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광우병이 수입우지(牛脂)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 농수산성은 10일 현재까지 광우병 감염으로 판정된 세 마리의 젖소가 모두 네덜란드산우지를 원료로 한 대용유를 먹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수산성은 전문가를 네덜란드에 보내 우지 제조과정을 정밀 조사할 방침이다.대용유는 젖소가 생후1개월때까지 먹는 분유같은 것으로 우지가 주원료이다. 유럽연합(EU) 의약품심사국의 감염 위험도 분류에 따르면 우지는 우유와 마찬가지로 광우병감염 위험성이 없다. 그러나 육골분 제조 과정에서 부산물로 얻어진 우지라면 육골분과 못지 않게 위험하다는 것이 일본 당국의 시각이다.
일본 당국이 우지를주목하게 된 것은 지금까지 감염경로 추적에서 유럽산 육골분의 사용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광우병 젖소에 대해 유럽산 육골분을 먹인 흔적이없다는 것. 이에 따라 유럽산 육골분이 제3국을 거쳐 들어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태국 등에 전문가를 파견해 조사했으나 역시 성과가 없었다.
대신 세마리의 젖소가모두 군마(群馬)현 과학사료연구소가 제조한 대용유를 먹었고, 그 원료인 우지가 광우병 발생국인 네덜란드에서 수입된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당국은광우병 발생국의 우지에 단백질 등 불순물이 0.15% 이상일 경우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국제수의사무국(OIE)의 기준을 염두에 두고 우지를수입한 전국농업협동조합협의회(전농)와 과학사료연구소를 조사하고 있다.
농수산성은 또 다른광우병 발생국에서 수입한 우지가 없는지를 조사하는 한편 일본산 우지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후생노동성은 특히 수입 우지가 가축사료가 아닌 일반 식품의 원료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입 우지가 광우병감염원으로 밝혀질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전망이다. 그런 우지가 식품에 사용됐을 경우 인간이 감염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는 점에서커다란 우려를 낳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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