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무엇보다 영국 RUG가 제작한 첨단 무대장치와 특수효과가 압권이다. 주인공인 유령이 거울속에서 갑자기 나타나거나, 유령이 의자에 앉자마자 사라지는 등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장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외국 인터넷 사이트 ‘오페라의 유령의 비밀’(phantom.simplenet.com)은 최근 이 신비한 무대장치와 특수효과에 대한 몇가지 비밀을 밝혀냈다.
RUG나 국내 제작사인 ㈜제미로가 ‘영업 기밀’ 보호 차원에서 무대장치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어 이 ‘X파일’은 더욱 눈길을 끈다.
1986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 뮤지컬의 제작과정은 지금까지 단한 번도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다.
우선 1막에서 여주인공 크리스틴이 바라보는 거울 안에서 유령이 등장하는 장면. 마치 영사기로 유령을 거울 표면에 투사한 듯한 이 장면을 보고 놀라는 관객이 많다.
그러나 이 장면은 내부가 안 보이는 특수 거울 안쪽에 실제 유령이 서 있었고, 조명이 거울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비춰지자 거울이 유리처럼 변해 유령의 모습이 드러났다는 것이 이 사이트의 설명이다.
2막 마지막 부분에서 유령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의자에 앉은 뒤 사라지는 장면도 많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이 장면에 대해서는 “유령이 망토를 휘두르며 앉다가 슬쩍 의자에 붙은 장치를 건드리면 의자 등받이가 열리고 그 안으로 상체를 눕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더블 캐스팅한 배역을 교묘하게 활용한 장면도 공개됐다. 대표적인 것이 유령과 크리스틴이 무대 왼쪽으로 퇴장하자마자 거의 동시에 무대 뒤쪽 계단에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장면.
즉 무대를 뛰어간 것은 윤영석ㆍ이혜경 커플, 계단에 등장한 것은 김장섭ㆍ김소현 커플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마네킹이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장면(진짜 배우가 플라스틱 마스크를 쓰고 꼼짝도 않고 있었다), 가장무도회에서 유령이 갑자기 사라지는 장면(유령은 뚜껑이 달린 무대에 서있다가 뚜껑이 열리자 아래로 떨어진다) 등도 그 비밀이 드러났다.
유령과 크리스틴이 탄 배나 악기를 달고 있는 원숭이 인형은 무선조종장치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측 무대감독 김석국씨는 “매직(마술)은 매직으로 남아 있어야 작품의 흥미가 줄어들지 않는다”며 “무대장치의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RUG가 한국 공연을위해 준비한 무대장치와 소품은 컨테이너 17대 분량, 동원 인력은 14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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