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5주년을 맞는다.5년 전인1996년 12월12일 문민정부는 “OECD 가입으로 한국은 명실상부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OECD 가입 5년이 흐른 지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난5년은 섣부른 개방화가 초래한 외환위기와 이를 극복하는 치유기간으로 소비됐으며, 한국 경제는 5년 전의 바로 그 출발점에 서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5년간 경제규모의 변화
OECD가입 당시인 1996년 한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은418조원. 지난해 우리나라GDP가 517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5년 동안 한국경제는1.2배 늘어났다.그러나 GDP 환산기준을 바꾸면 상황은 달라진다.
96년 달러당800원대 내외이던 원ㆍ달러환율이 1,300원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달러로 환산한GDP는 아직도96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7년5,200억달러이던 한국의GDP는 98년(3,177억달러)바닥을 치고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2000년(4,574억달러) GDP는 여전히 96년의87%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LG경제연구원은“1인당 GDP 역시 96년에는1만543달러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9,854달러로 줄어들었고, 원화의 평가절하를 감안하면 올해에는 1인당GDP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로의 한국 경제
한국개발연구원(KDI)등 주요 연구기관들은 저소득ㆍ고성장을 해오던 한국 경제가 중대한 기로에 직면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거듭하던 한국 경제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으며,산업의 서비스화나 정보화에 실패할 경우 일본처럼 만년 저성장 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KDI 역시 “2001년 현재 GDP에서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5년전과 같은60%대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OECD 주요 국가(70~80%)수준에 못미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LG경제연구원 이지평 연구위원은 “한국이 산업의 서비스화와 상대적으로 앞서 나간 정보화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경우 5년 후에는 캐나다나 멕시코를 제치고25개 OECD국가 중에서도7번째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삶의 질 개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OECD가입5년인 2001년을 기점으로GDP나 수출 등 양적인 측면과 함께 삶의 질에 대한 고려도 늘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의사 수 및 교사 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우리의 의료 및 교육환경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멕시코보다도 열악하다.또 자동차 보급률은 최하위권인데도 인구 10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213명으로 OECD 주요국가 중 가장 높다.
이지평 연구위원은“지난 5년 동안 부진했던 경제의 양적 부분과 비교할 때도 한국인의 삶의 질은 훨씬 더 낙후됐다”며“삶의 질을 성숙시키기 위한 제도의 정비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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