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민초’전을 시작으로 왜곡되고 짓눌린 현실을 과감하게 비판해온 서울민족미술협의회(공동대표 박진화 안성금)가 13번째 ‘조국의 산하’전을 연다.올해는 ‘바람 바람 바람’이라는 주제로 12~19일 세종문화회관 별관 광화문갤러리(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내)에서 80여 명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의 큰 특징은 밀폐된 미술관이 아니라 지하철 역사라는 166평짜리 ‘열린 미술공간’에서 열린다는 점.
주제가 억압받고 소외된 평범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인 만큼 전시장부터 열린 공간을 택한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참여작가의 40%를 강홍구 안창홍 이동기 최진욱 등 비회원으로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출품작은 회화, 판화, 만화, 사진, 조각, 설치, 동영상 등 거의 모든 장르와 매체를 망라했다.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린 김시영의 ‘우리 아들이 보고 싶다’부터 송충이가 시멘트 바닥 위를 기어가는 모습을 담은 이중재의 비디오작품 ‘건너가다’까지 민중ㆍ현장미술의 다양성이 돋보인다.
특히 대표적인 민중미술가 신학철씨는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가 지배하는 현실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한 ‘IMF.MD’를 출품해 눈길을 끈다.
자기 부부의 나체사진을 인터넷에 띄웠던 중학교 미술교사 김인규씨의 작품 ‘우리 몸의 거처’도 출품됐다.
신학철씨는 “한동안 자기정체성을 찾지 못했던 민중미술이 열린 자세로 대중과 만나는 자리”라며 “생태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말했다. (02)734-5118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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