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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주)진로 김선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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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주)진로 김선중 회장

입력
2001.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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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걸어온 절반의 길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절반의 길이 한층 험하고 어렵겠지만 끝까지 가보려 합니다. 앞날에 대한 희망과 진로 특유의 끈끈한 상호 신뢰감이 반쯤 찬 술잔을 곧 채울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진로의 김선중(金宣中ㆍ67) 회장이 최근 경영핵심 역량 강화를 위해 전격적인 조직ㆍ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그 동안 소주 판매부문과 분리 운영돼 온 사업구조조정본부가 기획조정실로 확대 신설됐다.

또 주류업체의 생명인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영남 영업사업 본부를 신설했다. 전국적으로 영업망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를 갖춘 것이다. 이 때문에 주류업계는 내년부터 본격화할 진로의 전방위적인 시장공략 예감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경영난으로 부도를 낸 후 채권 단의 동의 속에 ‘화의 기업 1호’가 된 진로는 내년으로 화의 5년째를 맞는다. ‘2007년 화의탈출’라는 채권단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시간이 꼭 5년 남은 것이다.

내년까지는 부채원금에 대한 이자만 갚아도 되지만 2003년부터는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는 다급한 입장이다. 이번 진로의 조직개편 배경에는 부채상환을 조기 완결하겠다는 강한 각오와 의지가 담겨있는 셈이다.

김 회장은 첩첩산중의 고비를 헤쳐가야 할 방법론으로 ‘지성이면 감천’이란 해답을 제시했다. 그는 “ ‘참眞 이슬露’의 꾸준한 약진에 힘입어 연 말이면 당초 매출목표였던 1조원 정상에 무난하게 오를 것”이라며 “이번 조직개편 역시 기업 매출의 증대와 기업가치를 동시에 높이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주당들의 최고 인기 대중주인 ‘참 이슬’은 출시 3년 만에 소주업계 사상 처음으로 30억병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3년간 ‘참 이슬’의 월 평균 판매량은 1억2,000만 병으로 3,400만 성인 국민 한명이 3년간 매 달 3.5병씩을 마신 셈이다. 특히 올 한해만 놓고 보면 성인 1인 당 평균 42병을 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 이슬’의 판매량 증가와 함께 김 회장의 주량도 늘었다. 판촉활동을 진두지휘하면서 술냄새만 맡아도 취하던 체질의 그가 소주 3잔 반까지 마실 수 있게 됐다.

김 회장은 내년부터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올 해 소주 소비가 지난 해 보다 10%가량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신규업체의 가세로 경쟁이 격화하면서 국내시장도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부터는 과학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소주의 품질을 한 단계 높여 ‘소주의 세계화’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진로는 최근 한류(韓流)열풍에 힘입어 중국시장을 공략, 전년 대비 35% 성장한 8,0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했다.

일본시장에서 진로소주의 선전도 눈부시다. 98년 이후 3년 연속 단일 주류 브랜드로 판매량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전세계 증류주 시장에서 위스키, 보드카, 럼을 앞질러 판매량 2위, 매출액으로는 8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진로소주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세계적인 주류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직원들을 누구보다 믿고 스스로 일하도록 독려하는 ‘자율존중 CEO’로 꼽힌다. 진로에 몸 담은 후에도 전직 금융인으로서 성실ㆍ정직함의 자세를 잊은 적이 없다는 그는 아직도 가장 먼저 출근하는 ‘성실파’다.

주류업계에선 보기 드물 만큼 부드러움과 섬세함이 묻어나는 김 회장은 “진로가 화의상태를 넘어 다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자본유치 계획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매출증대 뿐 아니라 홀로서기를 위한 큰 그림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일단 시작하면 끝장을 보자’는 것이 좌우명이라는 김선중 ㈜진로 회장은 최고 인기주 ‘참이슬’의 신화처럼 진로의 경영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주)진로 어떤 회사

진로는 일제통치가 한창이던 1924년 10월 평안남도 용강군 진지동에서 창업주인 장학엽(張學燁)씨에 의해 순수한 민족자본으로 설립됐다.

당시 상호는 ‘진천양조상회’였지만 제품명은 ‘진로’ 그대로였다. 올해로 창사 77년째를 맞는 진로는 한국전 직후인 54년 서울 신길동에 사옥을 마련, ‘서광주조’라는 상호로 ‘두꺼비 진로’ 를 생산했다.

66년 ‘진로’라는 상호로 변경한 후 73년 6월 처음으로 기업 공개에 나서 그 해 10월 국내 최초로 진로 연구소를 설립했다. 84년 10월 경기 이천에 단일 주류업체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진로 주류종합 단지를 완공했다.

96년 프리미엄 소주인 ‘참나무통 맑은소주’를 출시해 3개월 만에 소주시장을 평정한 진로는 이어 국내 최초의 대나무숯 여과소주 ‘참眞이슬露’를 내놓으며 새로운 전환기를 맞는다. 22도의 저도주(低度酒)인 참이슬은 출시 6개월 만에 판매 1억병을 돌파했고 2년 6개월 만에 20억병 판매라는 소주업계 신기록를 세웠다.

참이슬의 판매 호조로 99년 38%까지 내려갔던 진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해 51.4%로 상승했고 11월 말 현재 53%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90% 이상의 철옹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위스키를 판매하는 진로발렌타인스의 지분을 30% 보유한 진로는 연 말까지 매출 1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사원 충원은 수시채용 형식. 문의 (02)520-3114

■약력

1934년 서울 출생

1960년 서울대 경제학과

1960년 산업은행 입행/ 1984년 증권감독원 부원장 보/ 1990년 우신투자자문 사장/ 1993년 ㈜진로 사장/ 1996년 진로그룹 기획조정실장(부회장)/ 1997년 ㈜진로 회장

취미 역사관련 서적 탐독(최근엔 틈나는 대로 법구경을 가까이 함)

좌우명 “시작했다면 끝까지 가라. 그리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자.”

주량 소주 반 병 정도 (소주업계 진출 전엔 뭐든지 1잔)

가족 부인과 이미 장성한 1남 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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