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물러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가 일부 평온을 되찾아가고있으나 주도권 장악을 놓고 군벌들간의 교전이 발생하는 등 이전 투구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하미르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총리는 8일 “모든 탈레반 병사들이 칸다하르에서 물러났으며 평온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레반 투항에따라 칸다하르를 접수하기로 돼있던 이 지역 무자헤딘 총사령관 출신 나키불라와 이에 반발하고 있는 세르자이 굴 아가 전 칸다하르 주지사 진영간에무력 충돌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도는 덜 하지만 스핀 볼다크와 파키티아주 등에서도 지역 파벌간 유혈충돌이 발생, 이 같은 조짐들이자칫 내전으로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굴 아가측은 이날 “나키불라측 병력과 전투를 벌인 후 칸다하르를 장악,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면서“나키불라는 칸다하르 통제권을 우리에게 넘기고 물러나든지 우리와 싸우든지 선택하라”고 경고했다.
굴 아가의 대변인 잘랄 칸은 “현재 칸다하르의군 기지에 머물고 있는 나키불라를 제압해 구금 중이며 이 과정에서 우리측 병사 5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칸다하르의 파슈툰족 지도자들은 이같은 양 파벌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 부족회의를 소집했지만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카르자이 총리는 이지역을 통치하게 될 공동협의회 구성을 유도하기 위해 9일 급히 칸다하르에 도착, 150여명의 부족 및 종교 지도자들과 회의를 갖는 등 해결책 마련에나섰다.
굴 아가측은 “나키불라는 과거 탈레반과 너무 가까워 탈레반이 집권하기 2년 전인 1994년에 벌써칸다하르를 탈레반에 넘겨줬다”면서 “사실상 지금도 그는 또 다른 탈레반 지도자나 다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칸다하르의 치안 상태에 대한 보도도 서로 엇갈리고 있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현재칸다하르에 유일하게 들어가 있는 CNN 방송은 “칸다하르 공항 주변 도로가 심하게 파괴됐고 시내쪽으로 갈수록 무장한 현지 부족출신 병사들의 모습을자주 볼 수 있다”면서 “주민들이 하나 둘 생업에 복귀하고 있는 가운데 특별한 무력충돌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반면 BBC 방송은 목격자들의말을 인용, 칸다하르 시내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약탈이 자행되는 등 치안상황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부 외신들에 따르면 아직도 칸다하르 시내에 100여명, 칸다하르 공항에 200여명의 알 카에다소속 외국 용병들이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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