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 전쟁, 불황, 침체가 맞물려있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기업생존에 가장 절실한 것은 역시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미국의 주간지 포츈은 ‘위기상황의 리더십’이 갖춰야 할 네가지 요건을 제시했다.■현장출현
불확실성이 높은 위기상황에서 사람들은 리더를 찾기 마련. 때문에 리더는 사고지역, 작업장, 주요 이벤트장소 등 현장에 모습을 보여 ‘리더가 함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유창한 연설이나 특별한 행동은 필요없으며 현장에 모습을 보이는 것 만으로도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포츈지는 미국 ‘영&루비컴’사의 CEO가 테러 발생 다음 날 본사빌딩 로비에서 출근하는 종업원들을 맞음으로써 직원들에게 일체감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줄리아니 뉴욕시장도 사고 때마다 현장에 반드시 모습을 보임으로써 뉴욕시민 91%의 지지를 받아냈다.
■감정통제
리더가 솔직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불안과 공포를 드러내는 것은 절대금물이다. 피와 눈물, 땀으로 얼룩진 모진 현실은 인정하면서도 최종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2차 대전 당시 처칠 영국수상의 모습, 즉 ‘처칠의 패러독스’야말로 진정한 리더십의 조건이다.
■사실적 판단과 정보제공
종업원들을 안심시킨다는 이유로 나쁜 뉴스를 숨겨서는 안된다. 경영실적 악화 전망이라도 사실 그대로 밝혀야 한다. 주식투자의 대가인 ‘버크셔 헤더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은 테러 이후 간부들에게 편지를 보내 경영이 악화할 것임을 솔직히 밝히면서, 자신감을 갖고 위기를 극복하자고 호소했다.
테러 직후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경제는 금방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없었고 ‘무책임란 리더’란 인상을 심어주게 됐다(오닐 장관은 시장의 신뢰상실로 최근 경질성까지 나돌았다).
■비상국면을 업무로 연결
직접적 재난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방관하거나 별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형태로든 회사실정에 맞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
미국 ‘사운드뷰’사의 CEO는 테러 이후 특정 날짜를 정해 수익금을 기부금으로 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종업원들에게 더욱 열심히 일하는 자극제가 됐고 결국 해당일의 수익금은 평소의 5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런 근로의욕은 하루에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이어져 결국 회사경영수익은 테러이전보다 훨씬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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