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나는 방망이, 기는 마운드’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기가 한국시리즈 4차전. 양 팀이 10명의 투수를 내세웠지만 무려 34개의 안타가 터지며 29점을 기록하는 ‘동네야구’ 수준의 졸전이 벌어졌다.졸전이 계속될 경우 야구장을 찾는 관중의 발길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 마침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극심한 ‘투저타고’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마운드 부흥책을 펴기로 했다.
위축된 마운드에 활기를 불어 넣을 ‘비책’은 바로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는 것. 김찬익 KBO 심판위원장은 7일 “내년 시즌부터 스트라이크 존을 세계야구연맹의 규정에 따라 확대,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무릎에서 허리선까지 적용되던 스트라이크 존이 무릎에서 어깨 윗부분과벨트라인의 중간까지로 확대된다. 스트라이크 존이 볼 한 개 반 정도 넓어지는 셈이다.
KBO는 조만간 열릴 8개 구단 감독자회의를 통해 각 구단에 이같은 방침을 전달하는 한편 확대된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심판들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내년 초 미국 메이저리그 심판학교에 국내 심판들을 파견하기로 했다.
김찬익 위원장은 “투수들이 적응하는 데 애를 먹겠지만 ‘투저타고’가 계속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경기의 수준이 낮아질 수 밖에 없어 투수들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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