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신병 처리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그러나 신변안전 보장을 항복 조건으로내걸고 협상하던 오마르가 7일 잠적, 신병 확보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또 그를 붙잡더라도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단죄할 것인 지 등 구체적 절차에관해 미국과 아프간내 주요 정파들간에 견해 차가 있어 자칫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미드 카르자이 과도정부 총리는 이날“현재 오마르는 실종된 상태로, 찾는 즉시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 동안 오마르에게 테러를 포기할 것을 촉구해왔지만마지막까지 이를 거부한 만큼 테러 연루 혐의로 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6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테러범을 비호한 자들도 정의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믿고 있다”면서 오마르에 대한 처벌 의지를 거듭 밝혔다. 도널드럼스펠드 국방부 장관도 “오마르가 ‘자유의 메달’(사면)을 받고 품위 있게 살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면서 “(카르자이측이) 사면을 허용할 경우협력과 지원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앞서 조건부 사면 가능성을 내비쳤던카르자이 총리가 미국의 압력으로 강경 입장으로 선회하기는 했지만, 외세의 개입에 부정적인 아프간 내 여론 등을 감안할 때 무작정 오마르를 미국에넘겨주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럼스펠드 장관도 추가 테러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듯 오마르의 재판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이뤄질 가능성도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오마르가 체포될 경우 아프간 내 또는 제3국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보고 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오마르는 누구
탈레반의 설립자이자 정신적 지도자인모하마드 오마르는 언론 인터뷰 등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려 베일에 가려졌던 인물이다.
40대 초반에 아프간 남부 메드완의 빈농 출신으로 알려진그는 이슬람 종교학교에서 수학하던 중 옛 소련군과의 전투에 참전했다가 포탄 파편에 맞아 오른쪽 눈을 잃었다.
소련군이 물러간 뒤 학교로 복귀했지만군벌들간 권력다툼이 벌어지자 1994년 파슈툰족 출신의 종교학생 학생들을 규합, 탈레반을 조직했다.
대소 항전 시절 인연을 맺은 오사마빈 라덴이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망명지 수단에서도 쫓겨나자 ‘손님’으로 받아들인 오마르는 후에 빈 라덴의 딸을 부인으로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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