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6일 자신들의 발상지이자 최후 거점이던 남부 칸다하르를포기하고 항복함에 따라 1996년 이슬람 근본주의 학생 무장운동조직으로 출발해 정권을 잡은 지 5년 만에 붕괴됐다.특히 이 같은 항복선언은 미국의아프간 공격이 개시된 지 두 달 만에, 그리고 새로운 과도정부 출범을 2주 앞두고 이루어진 것으로 미국의 대 아프간 전쟁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앞으로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를 색출ㆍ괴멸시키는 작전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탈레반의 붕괴는 사실 미국의 공격 개시 때부터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문제는 아프간의 특수한 지형과 탈레반의 완강한 저항이었으나 가공할 첨단 무기를 앞세운 미국의 무차별 공격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빈곤에 찌들어 생존자체가 힘든 데다 기껏해야 재래식 무기들로 무장한 탈레반 병사들은 처음부터 미국의 월등한 무력 앞에 상대가 되지 못했다.
지금까지 미국의 폭격으로 탈레반 병사 1만 여 명이 숨졌다는 집계가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의 지원까지 받은 북부 동맹 등 반 탈레반 세력들의 협공과 중앙정보국(CIA)의적극적인 탈레반 내부 분열공작 등으로 탈레반은 ‘지하드(성전ㆍ聖戰)‘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 한 채 와해의 길을 걷게 됐다.
독일 본 회의를 통해 하미드 카르자이를 총리로 하는 과도 정부가 출범한것도 탈레반의 결사항전 의지를 꺾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새로운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는 몇 가지 과제들이 남아 있다.
빈 라덴의 색출 및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 신병처리 문제, 아랍ㆍ파키스탄ㆍ체첸 및 기타 외국인들로 구성된 수 백명의 알 카에다 조직 전사들에대한 처리 문제 등이다.
또 정권을 넘겨 받은 반 탈레반 세력들의 권력 투쟁이나 외국의 간섭을 경계시하는 아프간인들의 내부 정서, 수많은 무자헤딘들의무장해제, 330만 명에 달하는 탈출 난민들의 귀환,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전비 처리 문제 등도 만만치 않은 난제들이다.
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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